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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수입차가 갑자기 가로막는다면…보험사기 의심

중앙일보 2016.02.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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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40)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밤 늦게 자동차로 퇴근하는데 검은색 수입차가 앞에 끼어들더니, 곧바로 다른 국산차가 수입차 앞을 가로막았다. 수입차는 급정거했고 박씨는 차량을 멈추지 못해 수입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처리 결과 A씨의 책임으로 판정됐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수리비ㆍ병원비는 물론 거액의 합의금까지 물어야 했다.

그런데 몇 달 뒤 반전이 일어났다. 금융감독원과 수사당국의 합동조사에서 보험사기로 판명났다. 수입차 운전자와 국산차 운전자가 짜고 추돌사고를 유발한 이른바 ‘칼치기(급차선 변경)’ 범죄였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가장해 보험금을 빼돌리거나 일반인을 공범으로 끌어들이는 보험사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수사당국과의 보험사기 공동조사에서 적발한 보험 브로커와 꾀병 환자 등 97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칼치기의 경우 지난해 30건을 적발해 84명(사기범 10명, 아르바이트생 74명)을 검찰에 넘겼다. 사기범들은 구인사이트에 ‘고액 일당 알바’라며 취업준비생 등을 동승자로 끌어들이는 수법을 썼다. 일반인이 함께 타면 보험사기 의심을 덜 받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김동하 금감원 보험조사국 특별조사2팀장은 “인적이 드문 밤늦은 시간, 강변북로 같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차량 두 대가 갑자기 끼어들면 칼치기를 의심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칼치기 의심 사고가 났을 경우 사적인 합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고 보험 처리를 한 뒤 금융당국·수사당국의 조사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료 세차를 미끼로 고객에게 접근해 보험사기 가담을 유도하기도 했다. 세차장 주인이 고객에게 “사고 안 내고도 보험금을 받게 해주겠다”고 접근해 고객이 받아들이면 차량을 크레파스로 색칠한 뒤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보내 보험금을 받아내는 수법이다. 사진만 보면 다른 차와 부딪쳐 도색이 벗겨진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다. 지난해 세차장 업주 5명과 세차 고객 134명이 사법 처리됐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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