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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트렌드] 영국,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실험 허용…유전자 가위 둘러싼 생명윤리 논란 커져

중앙일보 2016.02.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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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중앙포토]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자 교정 실험이 올해 안으로 영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BBC와 AFP 통신은 영국 정부가 인간 배아의 유전자 교정을 허용했다고 2일 보도했다.

유전자 교정 실험을 영국 정부에 신청한 곳은 런던에 위차한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다. 이 연구소 캐시 니아칸 박사 연구팀은 초기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해 불임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할 예정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가장 최근에 발견된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는 ‘2015년을 빛낸 과학 성과’ 1위로 크리스퍼 가위를 꼽기도 했다. 유전자의 특정 부위만 잘라낼 수 있어 크리스퍼 가위를 활용하면 유전자 교정이 가능해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유전병인 혈우병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곡식의 특정 영양성분을 유전자 교정을 통해 높일 수도 있다.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앞서 생명 윤리 문제를 우선 풀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유전자 교정을 거친 배아는 14일 안에 폐기하고 자궁에 착상시켜서는 안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배아는 충분한 영향분을 공급받으면 생명체로 자라날 수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인간 배아의 유전자 교정을 허용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 등에선 “목적에 맞는 아기를 찍어내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네스코 소속 학자들은 인간 배아의 유전자 교정 실험을 중단을 촉구했다.

이런 생명윤리 논란은 국내에서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유전자 가위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꼽힌다. 정부 차원에서도 유전자 가위에 대한 윤리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유전자 가위와 관련한 윤리 문제는 지난 7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을 정도다. 이날 회의에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에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와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인간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모으기로 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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