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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성장 없인 분배도 없다, 단 경제민주화는 필수”

중앙일보 2016.02.02 03:04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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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일 국회 회의실에서 ‘정책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성장은 한마디로 분배와 성장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일 야당식 성장론을 꺼내 들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처음 선보인 20대 총선 공약의 밑그림으로, 명칭은 ‘더불어성장’이었다.

총선 겨냥 ‘더불어성장’ 제시
청년 일자리 72만개 내걸어
“항공·제약 등 신산업 육성”
문재인의 소득주도성장보다
글로벌 경쟁력에 힘 실어
전문가들 “실행 방안은 모호”

김 위원장은 이날 “야당은 분배에만 관심이 있고 성장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폄훼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세상에 성장을 안 하고 분배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나라는 없다”며 “성장을 하되 불균형과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경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성장론은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위원장 정세균·강철규)를 발족하며 시동이 걸렸다. 김 위원장이 발표 전 성장론의 세세한 부분을 다듬었다.

정세균 의원은 “더불어성장은 분배와 성장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라며 “일본·독일·미국을 추격하는 성장에서 항공·우주산업 등 신산업 분야에서 앞서가는 선도형 경제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뒤 “그 기본에 경제민주화를 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공공부문에서 35만 명, 민간부문에서 37만 명 등 신규 청년일자리 72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 증원 17만 명 ▶공공기관 및 민간수탁 부문 13만5000명 식으로 내역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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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인 이상 민간기업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는 청년고용할당제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 재원 10조원을 활용해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뒤 월세 30만원 이하 셰어하우스형 임대주택 5만 채를 지어 청년층 15만 명에게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성장을 위한 방법으론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육성 분야로 항공·우주 외에 제약산업, IoT(사물인터넷)·소프트웨어 분야를 열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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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左), 강철규(右)

과학기술부총리를 신설해 연구개발 예산을 통합 관리하고, 중소기업 연구개발 특별회계를 통해 혁신형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더민주 전신)이 무상보육·무상급식·무상의료·반값등록금 등 분배공약에 비중을 둔 것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당초엔 없던 ‘경제민주화 주요 과제’도 김 위원장에게 보고되는 과정에서 추가됐다. ▶기존 순환출자 단계적 해소 ▶집중투표제의 단계적 의무화 ▶주총에서의 전자투표제 도입 ▶집단소송제 확대 ▶손해 3배 배상제도 확대 등이다.

김 위원장은 “성장이 없으면 나눠먹을 것도 없는데 어떻게 분배를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그렇지만 지금처럼 대기업 위주로 가선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만큼 시장에 일정한 제도를 만들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용적 성장을 위해선 경제민주화가 필수 ” 라고 강조했다.

성장론을 마련하는 데 실무 역할을 한 우석훈 당 국민경제연구센터 소장은 “김 위원장은 발표 내용 중 ‘공유경제’라는 표현도 고령층에서 공산주의로 오해할 수 있다며 ‘네트워크 경제’로 바꿀 정도로 세세히 살펴봤다”고 전했다.

연세대 성태윤(경제학) 교수는 “더불어성장론의 방향성과 문제의식은 비교적 잘돼 있으나 실행 방법 등은 모호하다”며 “셰어하우스의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국민연금을 잘못 동원하면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를 확대하겠다던 문 전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비해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은 바람직하다”며 “공무원을 늘리는 청년일자리 대책은 민간 부문의 위축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글=김성탁·안효성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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