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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물고 참겠다던 유승민, 하루 만에 “곧 봄이 올 것”

중앙일보 2016.02.02 03:00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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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치고 의장실로 돌아오고 있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정 의장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무기한 연기됐다. [뉴시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일 새누리당 예비후보(대구 동을)로 등록하면서다.

예비후보 등록 후 최경환에 반격
측근 “진박 후보와 전면전 의지”
김무성과 비박연대 나설지 주목
최, 연일 진박 후보 개소식 지원
친박 “우리도 조만간 회동할 것”
비박계 단체행동에 맞대응 조짐


그는 후보 등록 후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봄이 곧 올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쏟아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싸움을 걸어와도 응하지 않겠다. 난 입 꾹 다물고 계속 참겠다”(1월 3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고 했던 그가 하루 만에 반격 모드로 전환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방금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다른 예비후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썼다.

현역 국회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다는 건 현역만이 할 수 있는 각종 정책토론회를 비롯한 당원단합대회 개최, 지역행사 축사 등의 특혜를 포기한다는 의미다. 유 전 원내대표 측은 “진박(眞朴) 예비후보들과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단호한 의지 ”라고 말했다.

측근들은 “페이스북 글은 최근 새누리당으로 복귀한 친박 실세 최경환 전 부총리가 대구·경북(TK)과 부산의 진박 후보들을 지원하기 시작한 걸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며 “최경환의 ‘진박 정치’에 유승민이 ‘헌법 정치’로 맞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지역 정가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뒷다리를 잡았다”(1월 30일 대구 북갑 하춘수 예비후보 개소식), “꿀리는 게 있는 사람이 반기를 든다”(2월 1일 대구 중-남 곽상도 예비후보 개소식) 등 최 전 부총리의 잇따른 비판에 유 전 원내대표가 자신과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유 전 원내대표는 같은 지역구의 ‘진박’ 예비후보인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전 구청장에 20%포인트 이상(48.6% 대 27.7%, 한길리서치) 앞섰다.

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권은희(대구 북갑)·김희국(중-남)·김상훈(서)·류성걸(동갑) 의원 등 대구 지역 초선들은 진박 후보를 상대로 박빙의 지지율로 앞서고 있다.

이날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이종훈 의원(성남 분당갑)도 공교롭게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그래서 ‘유승민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같은 길을 걸은 것은 국민의 뜻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선 “유 전 원내대표와 함께 다시 살아 돌아와 국민을 위해 많은 것을 바꾸겠다”고 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봄이 곧 올 것이다”고 한 맺음말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그와 가까운 민현주(비례대표) 의원은 “ 자신과 그의 사람들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정치적 봄’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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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술렁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당직자는 “지금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계가 독자적으로 분화되는지, 아니면 김무성계와 함께 비박으로 연대해 친박과 맞설 건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친박계 한 의원은 “비박계가 노골적으로 단체행동을 하고 있는 만큼 친박도 조만간 회동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대응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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