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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사드, 적극 배치를” 비박 세 과시 뒤 전방으로

중앙일보 2016.02.02 02:47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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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1일 오후 강원도 철원 육군 6사단 GOP를 방문했다. 김 대표가 청성 전방관측소(OP)에서 이국재 사단장의 설명을 들으며 대북 확성기 방송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아웃복싱’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다. 아웃복싱은 치고 빠지면서 잽 등을 날려 유효타를 따내는 권투 기술이다. 요즘 김 대표의 움직임이 그와 흡사하다는 게 당 사람들의 평가다.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 정치 행보
지난주엔 권력자 발언 이후 침묵
“당 대표 자중해라” 비판 비껴가
대통령 생일 맞아 도자기·난 선물


김 대표는 1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엔 육군 6사단 전방부대를 찾았다. 대북 확성기 방송 운영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서라고 했다. 갑자기 안보 문제로 이슈를 전환했다.

일요일인 전날(1월 31일) 밤 김 대표는 달랐다. 그는 비박근혜계 의원을 50여 명이나 모았다. 그러곤 참석자들에게 “다 살아서 20대 국회에 돌아오시라”고 덕담을 했다.

김 대표의 느닷없는 ‘한 방’에 친박계는 휴일 밤 반발했다. 대통령 정무특보 출신 윤상현 의원은 “공정해야 할 공천 시기에 당 대표는 고민하고 자중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곳곳에서 김 대표를 성토했다.

하지만 하루 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사드”를 언급하는 바람에 서청원·이인제·김태호 의원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입을 닫았다.

지난달 26일 ‘권력자’ 발언 때도 양상이 비슷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행사에 참석해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당내 많은 의원들이 반대를 했는데,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갑자기 거론한 권력자가 2012년 5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대통령이란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친박계는 부글부글 끓었다. 신박(新朴)으로 불리는 원유철 원내대표가 “김 대표 말씀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2012년 상황을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튿날인 27일 “과거엔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됐다”고 또 권력자 발언을 했다.

급기야 서청원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최고 권력자인 김 대표 주변에도 완장 찬 사람들이 매일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처럼 2014년 7월 당 대표가 된 뒤로 개헌 발언("국회에서 개헌 봇물이 터질 것”) 논란 등을 일으키면서 청와대나 친박계와 본의 아니게 각을 세웠다가 수습을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계산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출신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달 31일 블로그에 “이른바 ‘치고 빠지기’인가요. 하지만 그런 식의 전략은 확실한 성공도 담보하지 못하면서 이미지만 손상시켰습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일 오후엔 박 대통령의 64번째 생일(2일)을 축하하는 선물 보따리도 청와대에 보냈다.

김 대표 측근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축하 난(蘭)과 한과 세트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접시 모양의 도자기(지름 50~60㎝)도 선물로 보냈다.

김 대표 측은 “도자기는 김 대표가 특별히 중국의 명인에게 부탁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지나 메모 없이 김 비서실장이 직접 축하 메시지를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며 “이 비서실장이 ‘좋은 선물을 보내줘서 고맙다.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생일 선물로 난 하나만 보냈다.

남궁욱·현일훈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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