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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졸다 “쿵” 연휴 전날 최다 … 5일 오후 7시 특히 조심

중앙일보 2016.02.02 02:24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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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37)씨는 지난해 설 연휴 전날 퇴근길에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다. 도로는 평소 30분 거리인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집까지 2시간이 걸릴 만큼 꽉 막혀 있었다. 이씨는 옆 차선으로 추월하려다 앞 차량 범퍼를 들이받았다. 그는 “빨리 퇴근해 귀성 준비를 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끼어들었다”고 말했다.

2010~2014년 설 연휴 교통사고 분석
졸음운전 치사율 일반사고 1.8배
설 전날 음주사고 평소보다 35% 많아
소주 5잔, 잠 24시간 안 잔 것과 같아
과음·음복 뒤엔 운전대 잡지 말아야


직장인 김모(38)씨도 설날 아침 대전의 고향집에 성묘하러 가다 졸음운전으로 큰 사고를 낼 뻔했다. 전날 과음한 상태에서 빈속에 음복한 것이 원인이었다. 김씨는 “이 정도는 문제없겠지 싶어 방심하고 운전한 게 화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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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설 연휴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비율(16.6%)은 평상시(12.3%)보다 35%가량 높았다.

특히 연휴 전체 음주사고 중 38.7%는 설 바로 전날 발생했다.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안전처 정관목 교수는 “가족들과 즐겁게 마신 술이 음주운전 사고로 이어지면서 큰 화를 부르곤 한다”며 “술자리가 많은 연휴 기간에는 음주운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족들과의 반가운 술자리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잖다. 지난해 2월 20일 0시30분쯤 88올림픽고속도로 동고령 나들목 인근에서는 설날 저녁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승합차가 마주 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가 전소되면서 운전자 등 2명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승용차는 중앙선을 넘어 주행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공단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성이 소주 다섯 잔(혈중 알코올 농도 0.1%)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위급 상황에서의 반응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증가했다. 정상적인 경우 시속 60㎞로 달릴 때 위급 상황에서의 반응 시간은 0.5초에 정지 거리는 26m였다. 하지만 소주 다섯 잔을 마셨을 경우 반응 시간은 1초에 정지 거리도 34m로 늘어났다.

김가영 국립교통재활병원 교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는 24시간 동안 잠자지 않은 것과 같다”며 “술을 마시면 집중력과 자제력이 떨어져 교통사고 확률이 급격히 커진다”고 설명했다. 2014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도 2.5명으로 전체 사고(음주 제외) 치사율(2.1명)보다 19%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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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도 설 연휴 기간 운전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명절 때는 장거리 운전과 교통 정체, 히터 사용 등으로 운전 중 깜빡 졸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이 2012~2014년 고속도로 사고 통계를 분석해 보니 전체 사망자(902명)의 10.8%(102명)가 졸음운전으로 숨졌다. 졸음운전 치사율도 16.1명으로 일반 고속도로 사고 치사율(9.1명)보다 1.8배나 높았다.

명절 기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는 언제일까. 2010~2014년 설 연휴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오후 7시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5일 오후 7시에 사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교통사고 평균 발생 건수도 연휴 첫날인 설 전날이 457.6건, 설 당일이 359.8건인 데 비해 연휴 시작 전날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649건으로 월등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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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연휴 전날 저녁은 근무 피로가 채 가시기 전이라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운전하기 쉬운 시간대”라며 “고향에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안전운전임을 명심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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