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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차' 본선 무대 오르는 12대 명차

중앙일보 2016.02.01 16:54

신형 아우디 TT는 모든 운전 정보를 디지털로 보여주는 ‘버추얼 콕핏’이란 첨단 계기판을 적용했습니다.”

아우디 마케팅 담당자가 한껏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바로 심사위원의 송곳 질문이 날아들었다.

“기술 좋은 다른 내비게이션 회사의 제품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매력적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땀을 흘리며 다시 방패를 꺼내든 담당자.

“12.3인치 대형 스크린을 구현해 시인성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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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중앙일보 10층에서 ‘2016년 올해의 차(Car of the YearㆍCOTY, 이하 코티)’ 1차 심사가 열렸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코티의 1차 심사에선 지난해 27개 브랜드가 출시한 52대 차량이 ‘자웅’을 겨뤘다.



이날 심사는 ‘본선 무대’인 2차 성능시험에 진출할 명차 12대를 뽑는 관문이었다. 먼저 업체들이 프리젠테이션(PT)으로 장단점을 설명했다. 이어 엔지니어ㆍ디자이너ㆍ레이서ㆍ학자ㆍ미디어 등 업계 베테랑 15인의 심사위원들이 연타석 질문으로 차를 해부한 뒤 점수를 매겨 통과 차량을 뽑았다.

특히 올해엔 뛰어난 차들이 많아 심사도 어느 해보다 열기를 내뿜으며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썰戰(썰전)’을 방불케 하는 공방이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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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에선 지난해 12월 본격 출시돼 큰 주목을 끌었던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EQ900 차례가 되면서 열띤 공방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고급스러움과 뛰어난 승차감을 기본으로 ▶고속도로 주행지원 ▶척추가 편한 모던 에르고 시트 ▶블루 링크 기능을 통한 긴급 구난 서비스 등을 강조했다.

그러자 “웬만한 기술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제네시스의 질적 차별성은 뭐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이 이어졌다. 곧바로 “세계 플래그십(기함·대표 모델) 차량 중 한국인이 가장 편하게 느낄 수 있으면서 세계화도 가능한 차”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런 심사 과정을 통해 이날 최종 선발된 12대의 차량은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기아차 신형 K5 ▶메르세데스-벤츠 AMG GT S 에디션 1 ▶미니 뉴 클럽맨 ▶BMW 뉴 7 시리즈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 ▶쉐보레 임팔라 ▶쌍용차 티볼리 ▶아우디 더 뉴 TT ▶재규어 XE ▶제네시스 EQ900 ▶현대차 올 뉴 투싼(업체명 순) 등이었다.

 모두 ‘비장의 무기’를 하나씩 품은 고품질 차량이었다. 각 업체의 플래그십(기함·대표차량) 대결도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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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EQ900.

제네시스 EQ900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루 고득점을 받았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전 자동차산업학회장)은 “프리미엄 럭셔리 차 중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다”며 “안전성 면에서도 최고 등급”이라고 칭찬했다. 다만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게 과제"라고 조언했다.

BMW의 ‘뉴 7 시리즈’에 대해 이남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통적으로 7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파격적 신기술을 탑재하는 걸로 유명하다”며 “이번엔 디스플레이 키, 레이저 라이트와 함께 실내 편의사양의 극대화를 달성한 점에 돋보인다”고 호평했다. 다만 유지수 총장은 "너무 많은 하이테크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것들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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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뉴 7 시리즈’


그에 이어 고성능 차들도 ‘일합’을 겨뤘다. 벤츠가 “포르셰 911을 따라잡겠다”며 개발한 고성능 쿠페 ‘AMG GT S 에디션 1’ 역시 주목받았다. 양정수 아우다텍스 코리아 이사는 “클래식 스포츠카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모델”이라며 “남자라면 한번 가지고 싶은 차가 아닐까”라고 호평했다. 이에 비해 가격과 경제성 등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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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GT S 에디션 1’

아우디의 ‘더 뉴 TT’도 스포츠 쿠페의 독특한 디자인과 성능이 관심을 끌었다. 강병휘 프로레이싱 드라이버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펀카(Fun car)’로 TT 고유의 디자인 매력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효율성 까지 챙긴 데일리 스포츠카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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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더 뉴 TT’


특히 이날 한국의 독창적 SUV 모델로 평가받는 ‘신형 스포티지’의 강점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고른 호평이 이어졌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전 페라리 이사)는 “대한민국 유일의 오리지널 장르 창조자”라며 “자신감 넘치는 디자인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태완 대표도 "훌륭한 디자인적 도전과 성취를 이뤘다"며 "특히 인테리어도 돋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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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포티지’

쌍용차 부활의 신호탄을 쏴올린 소형 SUV 티볼리 역시 “젊은이의 취향에 맞게 내부 차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이 돋보인다. 특히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가 매우 우수하다(유지수 총장)”는 게 강점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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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티볼리


SUV 중에서 현대차의 ‘올 뉴 투싼’은 “잘 생기고 준수한 운동성능을 겸비했다. 동급의 해외 SUV와 견줘 우수한 가치, 마감 품질을 자랑한다(강병휘 드라이버)”는 장점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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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올 뉴 투싼’

지난해 준중형 표준으로 평가받는 독일차들과 세게 붙은 재규어의 야심작 ‘XE’에 대해 강병휘 드라이버는 “본격적으로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에 도전하는 차”라며 “경쾌한 몸놀림과 민첩한 하체로 BMW 3 시리즈가 비워둔 정통적 스포티함을 적극 구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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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E

미국에서 1958년 출시된 뒤 1600만대 넘게 팔린 쉐보레 임팔라 역시 “동급 최대 전장에 10개의 에어백, 스포티한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을 두루 갖춘 차(이대운 대표)”라는 얘기를 들었다. 다만 수입차라서 아쉽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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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임팔라

또 ‘신형 K5’를 놓고 이대운 AT&M 컨설팅 대표(전 현대차 연구소장)는 “보다 스포티한 외관 설계와 함께 동급 최초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 편의성이 좋아졌고, 두 개의 얼굴로 디자인 감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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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K5’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큰 존재감을 드러낸 차들도 나왔다. 미니의 ‘뉴 클럽맨’에 대해 오토뷰의 김기태 PD는 “기존의 쿠퍼나 컨트리맨과 다른 개성을 뿜어내면서 크기가 커지면서 실용성이 좋아졌고 패션카로도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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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의 ‘뉴 클럽맨’


쉐보레의 ‘더 넥스트 스파크’ 역시 장진택 카미디어 대표로부터 “작은 차지만 큰 강성과 충분한 안전장치 등으로 경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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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더 넥스트 스파크’


이날 심사위원장을 맡은 유지수 총장은 “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애정 어린 조언이 자동차 업계 발전과 소비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며 “2차 심사에서도 엄정한 주행 테스트 등을 통해 올해의 차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브랜드마다 고루 기술력이 높아지는 ‘상향 평준화’에 따라 올해의 차를 뽑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올해부턴 2차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3차 심층 토론 평가’도 신설했다. ‘코너ㆍ험로ㆍ고속주행’ 등에 나서는 2차 시승 평가는 오는 20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장에서 펼쳐진다.

김준술·이수기·김기환 기자, 강해령 인턴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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