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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에 인수된 英명문클럽 "공 치려면 1억 7000만원 내"

중앙일보 2016.02.0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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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에 매각된 영국의 명문 골프장이 거액의 가입비를 신설하고 연회비를 두 배 인상해 회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회원들은 전통을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 근교의 웬트워스 골프장은 최근 회원 수를 4000명에서 500명을 줄여 고급 사교 골프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10만 파운드(1억 7000만원)의 가입비를 신설하고, 8000파운드(1370만원)에서 1만 6000 파운드(2750만원)로 두 배 올렸다. 2014년 화교가 경영하는 태국 패션·음식점체인 레인우드 그룹이 1억 3500만 파운드(2300억원)에 골프장을 인수한 뒤 내린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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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트워스 클럽은 라이더컵의 고향으로 여겨지는 명문 골프장이다. 코스가 생긴 지 2년 만인 1926년 열린 국제 골프대회 웬트워스컵이 라이더컵의 효시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성을 날리지만 다른 명문 클럽처럼 회원이 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적지 않은 회비를 내야 했지만 큰 결격 사유가 없으면 회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주인의 정책 변경으로 클럽 가입 문이 좁아진 것이다.

회원들은 “연회비 10만 파운드는 대부분의 기존 회원을 배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골프장 측에 공개 서한을 보내 항의했다. “클럽 멤버십 변경은 50년간 이어져 온 (클럽과 회원 간) 계약을 훼손한다. 클럽의 성격을 본질적으로 바꾸려는 새로운 멤버십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같은 '특권층을 위한' 정책이 중국 국내법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은 기율 강화를 위해 8800만 명에 이르는 당원의 골프 클럽 가입을 금지했다. 회원들은 1주일 내에 계획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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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골프장을 둘러싼 논란이 영국과 중국 사이의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클럽 회원인 영국의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무척 실망스럽다”며 레인우드 그룹의 계획을 비판하고, 클럽 멤버 대표단을 직접 만나 해결방안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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