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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간(肝), 절주하면서 UDCA로 달래봐요

중앙일보 2016.02.01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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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는 간(肝)이다. 무게는 1.2~1.5㎏에 달한다. 간이 이렇게 크고 무거운 데는 이유가 있다. 해독·면역을 관장하고,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소를 분해·합성하는 등 할 일이 많아서다. ‘몸속 화학공장’으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 자칫 관리에 소홀했다간 기계가 녹슬 듯 간도 망가진다. 간도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설 음식이 고칼로리인 데다 음주 자리가 잦기 때문이다. 가족의 간 건강을 점검해 보자.

연휴 간 건강 관리는 이렇게


간은 크기가 큰 만큼 혈액이 많이 몰린다. 1분에 1.5L 이상 유입된다.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연수 교수는 “혈액은 간 입구의 간동맥과 간문맥이라는 두 혈관을 통해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간동맥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400mL/분)을 간으로 들여보낸다. 여기에는 산소가 많이 들어 있다. 간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용도다. 간문맥은 장이나 비장에서 온 혈액(1200mL/분)을 간으로 들여보낸다. 이 혈액엔 5대 영양소(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와 ‘나머지’가 섞여 있다. 간은 이 나머지를 ‘배설해야 할 대상’ 즉, 이물질로 여긴다.

김 교수는 “간 입구에 포진한 대식세포(쿠퍼셀)는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유입될 뻔한 유해세균을 잡아먹는다”고 덧붙였다. 또 이물질 중 수용성 물질은 소변으로, 지용성 물질은 담즙을 거쳐 소장으로 배설한다. 이런 과정으로 체내에 침입한 독소의 70% 이상이 간에서 해독된다.

간은 평소 관리하기에 까다로운 장기다. 통증을 느끼는 세포가 없어서다. 분당차병원 간암센터 임규성 교수는 “간의 70~80%가 망가져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간경변증처럼 간이 암모니아를 해독하지 못하면 정신을 잃을 수 있다(간성 혼수)”고 경고했다.

또 혈중 알부민 농도가 정상인(3.5g/dL 이상) 수준에 못 미치거나 간문맥의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 속 액체(혈장)가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배에 물이 차거나(복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간 70~80% 손상돼도 통증 못 느껴

과음 및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지방간 환자가 크게 늘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는 "간 전체에 지방이 5% 이상 차지하면 지방간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최근 2년 이내 남성이 알코올을 주 210g(술 종류별 21잔) 이상, 여성은 주 140g(14잔) 이상 마셨을 때 지방간이 생겼다면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분류한다.

암모니아 같은 체내 독소
70% 이상 해독하는 간
체중 조절, 절주로 보호



만약 술을 즐기지 않았는데도 지방간이 생겼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주원인은 비만이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섬유질이 침착돼 간이 딱딱해진 상태다. 이때 간세포를 비정상적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간 표면에 오돌토돌한 재생결절이 많아진다. 간이 굳어져 심장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식도정맥이 부풀어오를 수 있다. 심하면 정맥이 터져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정맥류 출혈). 피를 토하거나 자장 소스처럼 시커먼 대변을 본다면 간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진 상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주범은 비만

체중을 조절하고 과음하지 않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기본 수칙이다. 우선 비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원인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이나 고혈압·고지혈증 등도 지방간을 야기한다”며 “지방·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자·음료수는 줄이도록 한다. 식사요법과 운동을 병행해 한 달에 2~4㎏씩 체중을 줄이면서 체중을 10% 정도만 빼도 지방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과음은 간을 지치게 한다. 섭취한 알코올은 소장으로 내려가 혈관을 타고 간으로 들어간다.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나쁜 화학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는 숙취를 유발한다. 또 과음은 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다.

UDCA(우르소데옥시콜산)가 든 간 기능 개선제를 복용하는 것도 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간 세포는 하루에 500~1000mL의 담즙을 분비한다. 이 담즙은 소장에서 지방질의 소화·흡수를 돕는다. 간에서 만든 담즙산의 5%는 UDC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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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약대 심창구 명예교수는 “UDCA는 간에 들어온 독소·노폐물을 간 밖으로 퍼나르는 ‘트랜스포터’(단백질 수송체)의 양을 늘린다”며 “UDCA를 별도로 섭취해 양을 늘려주면 간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랜스포터를 통해 쫓겨난 이물질은 대변으로 배출된다. 담석증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UDCA를 하루 1g씩 3주간 먹게 한 결과, 실험자의 체내 트랜스포터(Mrp4, Mdr3, Bsep 등)가 투여 전보다 평균 1.7배가량 많아졌다(2005년 ‘소화기병학’ 국제학술지). 또 UDCA는 간 내 활성산소를 없애고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줄인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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