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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출마 공식선언한 강용석, 기자회견도 '우여곡절'

중앙일보 2016.01.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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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전 의원이 4ㆍ13 총선 출마를 31일 공식 선언했다. 강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잊지 못할 청춘의 무대인 서울 용산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한다”며 “(국민은) 탁상공론과 책상물림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행동하는 문제 해결형 정치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전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새누리당을 수차례 언급했다. “새누리당에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구민 여러분과 함께 용산을 활기찬 공동체로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거나 “다음 세대에 정의로운 세상을 물려주는 길에 새누리당과 함께, 국민 여러분과 함께 앞장서겠다”는 식이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강 전 의원의 입당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제명당한 자가 재입당을 위해 입당원서를 제출할 땐 당사자가 소속된 시ㆍ도당에서 자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강 전 의원이 서울 지역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설에 대해 당을 아끼는 분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강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지 못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처럼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싶어 했지만, 당이 이를 거부했다. 강 전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당사를 찾았다가 경찰에 진입을 제지당한 채 돌아서야 했다.

이후 강 전 의원은 당사에서 700m 떨어진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을 대안으로 택했다. 일단 강 전 의원은 일부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오후 2시 기자회견' 계획을 알린 뒤 국회로 향했다. 하지만 오후 2시는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이 같은 장소에서 예정돼있었다. 그러나 강 전 의원이 국회에 도착하기 전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다음 날로 미뤘다.

이러다 보니 강 전 의원의 기자회견을 마련해줬다는 얘기가 퍼졌다. 강 전 의원은 현직이 아니어서 다른 의원이 대신 나서줘야 국회 내 기자회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의원에 대한 질타가 당 내에서 쏟아졌고, 김 의원은 화들짝 놀라 “내가 기자회견을 미룬 것은 강 전 의원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단체 해명 문자메시지를 동료 의원들과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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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강 전 의원이 정론관에 서게 해준 현역은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었다. 하지만 문 의원 측도 “다른 동료 의원의 요청으로 누군가의 기자회견 일정을 잡아줬는데, 그 사람이 강 전 의원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며 난감해 했다. 실제로 회견 앞에서 강 전 의원과 문 의원은 정론관 앞 복도에서 3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강 전 의원은 기자회견 단상 앞에 섰고, 문 의원은 한숨을 내쉬면서 “하아. 모르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문 의원에게 기자회견장을 잡아달라고 부탁한 다른 의원이 누군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문 의원이 함구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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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과 문정림 의원이 복도에서 실랑이 하는 모습.


우여곡절 끝에 회견장에선 강 전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낭독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서울시당에서 계속 입당을 막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를 예상한 듯 준비해온 A4용지 한 장짜리 자료를 꺼냈다. 자신의 입당을 거절한 김용태 의원을 겨냥한 내용이다.

강 전 의원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나온 김 의원의 청와대ㆍ새누리당 비판 발언을 모아 소개한 뒤 “특히 이번달 16일 ‘서울에서 새누리당 간판은 득이 아닌 짐일 뿐이다’고 김 의원이 얘기했다”며 “그렇게 생각한다면 김 의원은 새누리당을 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밀입북 혐의로 10년 옥살이 했던 서경원 전 평민당 의원 아들과 민변 회원도 새누리당으로 출마하고 있는데, 김 의원은 보수적 정체성을 가진 나의 입당은 막겠다는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강 전 의원 발언에 내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최선욱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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