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수 말고 오빠라 불러라” 서울대 교수 징역 2년 6개월 확정

중앙일보 2016.01.31 14:40
기사 이미지

강석진 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석진(55) 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3년 간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명령도 부과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 전 교수가 지위를 이용해 수년 간 상습적으로 제자 여러 명을 강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16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신상정보 공개명령도 확정됐다.

강 전 교수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2008년 초부터 2014년 7월까지 학부와 자신이 지도교수로 있는 동아리 소속 여학생 7명을 8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상습강제추행)로 지난해 구속기소됐다. 강 전 교수는 수업이나 지도 상담을 핑계로 여학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쪽지 등으로 연락해 술자리에 불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7월에는 수업을 수강했던 여학생을 불러내 ”너 정말 예쁘다“고 말하며 허벅지를 만졌다. 피해자가 도망가려하자 따라가 손을 잡고 “어디서 좀 쉬었다 가자”며 강제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한다. 2014년 6월에는 자신이 지도교수로 있는 동아리 소속 여학생 두 명을 서울 강남의 일식집으로 불러내 옆자리에 앉힌 뒤 신체 접촉을 하고, “교수님 말고 오빠라고 불러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심을 맡은 서울북부지법은 지난해 “피해자들은 강 전 교수의 지위와 권위에 눌려 수 년간 고소를 하지 못해왔고, 공소사실 외의 피해자도 10여명 가량 되는 점을 고려할 때 상습 강제추행죄 적용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강 전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해당 행동들은 우연한 술자리에서 이뤄진 것이다. 문자를 보낸 것은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연락 수단을 통해 학생들에게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강 전 교수는 수사가 진행되던 2014년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퇴직금이나 연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서울대는 사표에 의한 의원면직으로 처리하지 않고 지난해 4월 교원징계위원회를 통해 강 전 교수에게 파면 처분을 내렸다. 강 전 교수는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 처분 취소 심사를 제기했으나 최종 기각됐다.

강 전 교수 사건 이후로 서울대는 문제를 일으킨 교원이 형사사건으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될 경우 의원면직을 제한하기로 학칙을 바꿨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