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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들인데요, 어머니"…할머니만 노리고 아들 사칭한 신종 보이스피싱

중앙일보 2016.01.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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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오전 5시쯤. 김모(61)씨는 전남의 한 지역에서 공중전화기를 이용해 A(71) 할머니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눌러 걸린 전화였다. 그는 아들인 척 울먹이며 “몸이 많이 아프다. 아는 사람을 보낼테니 그 사람이 시키는대로 해달라. 그래야 내 병이 낫는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할머니의 말에 김씨는 “오전 11시에 터미널에 가서 내가 보낸 사람을 만나라”고 했다. A 할머니가 “무슨 병이길래 그렇게 낫느냐”고 의심하자 김씨는 태연하게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했다. 그 사람은 전문가니 내 말을 믿으라”고 신신당부했다.

김씨는 잠시 후 터미널에 가 마치 아들이 보낸 사람인 것처럼 행세했다. 사람이 많지 않은 시골 터미널에서 A 할머니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는 할머니에게 ”아들이 말한대로 하면 병이 치료된다“며 성관계를 맺고 15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런 식으로 김씨는 총 4번에 걸쳐 노인들에게 295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김씨에 대한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법 형사1부는 “김씨가 2009년에도 아들인 것처럼 사칭한 거짓 전화를 해 사기 행각을 벌인 적이 있음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5년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한 1심 형은 무겁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감안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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