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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CEO의 능력과 가치를 보고 투자한다”

중앙선데이 2016.01.31 01:30 464호 4면 지면보기
20개가 넘는 질문을 준비해 갔지만 20일 주가 하락으로 정신없이 바쁜 알왈리드는 딱 세 가지 질문만 허용했다. 대신 그는 중앙일보 창간 50주년을 축하한다며 충실히 답변을 해줬다. 직접 만나 본 그의 눈은 깊고 맑았다.



-왕자님은 애플이 가장 어려울 때 투자를 했다. 당시 애플이 이렇게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나. 당신의 투자 철학은 무엇인가.“나의 투자 철학은 매우 단순하며 결코 변하지 않는다. 어느 투자자나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대박을 노려 너무 큰 위험까지 무릅쓰는 사람은 투자자가 아니라 도박꾼이다. 나는 도박꾼이 아니다. 확실성을 위해 철저히 계산하는 모험을 쫓는 사람(risk taker)이다. 나는 어떤 기업에 투자하기 전 항상 그 기업 최고경영자의 능력과 가치를 무엇보다 고려한다. 스티브 잡스는 내가 만났던 가장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천재였다. 그는 나의 절친이 됐다. 나는 잡스가 97년 애플로 복귀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 애석하게 잡스가 숨진 뒤에 나는 고인을 이렇게 추억했다. ‘인류 역사상 세 개의 애플이 있었다. 첫째가 아담의 애플, 둘째는 뉴턴의 애플, 마지막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다’. 그의 창조는 오늘날 인류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알왈리드가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유가는 하락하고 사우디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어려운 때 제다시티 프로젝트 같은 대형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는 뭔가.“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였던 시절, 나는 앞으로 유가가 100달러에 이르던 호황이 결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석유 이후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내가 제다의 킹덤시티와 킹덤타워 프로젝트에 투자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사우디아라비아엔 우리의 자긍심과 영광을 보여줄 수 있는 뉴욕·런던·상하이 같은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 시티가 필요하다. 둘째, 킹덤시티와 킹덤타워는 사우디와 중동 전체의 미래를 대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다 프로젝트는 관광·금융·무역·정보기술(IT) 신기술 기반 제조업 같은 미래 산업을 사우디·중동, 그와 연결된 세계에 제공할 것이다.”



-한국 젊은이들은 취업난과 불확실한 미래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한다.“청년실업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직면한 문제다. 세계의 리더들은 많은 포럼이나 콘퍼런스에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직업이 있건 없건 젊은이들이 반드시 한 가지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바로 희망을 갖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다. 나는 80년 작은 컨테이너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킹덤타워를 짓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도 많은 실패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나는 견뎌냈다. 그렇게 오늘날 나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라. 결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가져라’고 말하고 싶다.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기 시작하는 법이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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