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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믈라카 갈등 속 ‘조코위 독트린’ 돌출

중앙선데이 2016.01.31 01:24 464호 14면 지면보기
믈라카해협을 둘러싸고 미국·중국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믈라카해협 남측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다.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그간 거대 도서국가이자 자원국일 뿐 국제정치적으로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2014년 취임한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대통령이 강력한 해상국가 건설을 기치로 내걸면서 지역 강자는 물론 미·중의 교량국 역할을 자임할 태세다.



2014년 11월 조코위 정부가 발표한 ‘해양축(Maritime Axis) 정책’은 단순히 동남아가 아닌, 세계 해양의 중심국가가 되겠다는 야심 찬 설계도였다. 조코위 독트린으로 불린다. 인도네시아의 향후 5년간 국정운영 방향이다. 구체적으론 다섯 가지 기둥으로 구성된다. 첫째, 해양사상의 고취, 둘째, 식량주권 확립과 해양자원의 효율적 관리, 셋째, 물류 건설 등 해양 하부 구조의 개발, 넷째, 해양외교 강화, 다섯째, 해양 방위력 증대다. 아크마드 포에르노모 해양수산부 정책관은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MP3EI(인도네시아를 6개 권역으로 나눈 지역별 특화 육성 사업)가 자국 내 경제 개발에 방점을 뒀다면, 조코위 독트린은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 걸친 어젠다 설정에서 바다를 핵심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강국’ 천명한 인도네시아

단순한 선언에 그친 게 아니라 구체적 행동도 이어졌다. 해양축 정책 발표 직후인 2014년 12월 초,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의 관할권 내에서 조업하던 베트남 어선 3척을 나포해 침몰시켰다. 어업 보호와 불법조업 방지라는 명분은 있었지만 어선을 폭파·침몰시킨 건 국제적 기준으로 볼 때 이례적인 처사였다. 게다가 해군력 증강계획은 남중국해 갈등과 관련해 지역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주변국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불법어업 피해가 연 250억 달러(약 30조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포에르노모 정책관은 “이미 2009년부터 불법 선박은 침몰시켜도 된다는 법률 조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수산업 보호에도 적극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 회사가 운영하고 있던 1300여 척의 선박을 강제 추방시켰다. 서류 조작 등의 이유였다. 그 빈자리를 채운 건 민간 어업 종사자였다. 3조 루피아(약 26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3300여 척의 어선을 만든 뒤 이를 어민들에게 공짜로 나눠줬다. 아낭 노에그로호 해양수산부 예산국장은 “수산업을 주요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어선 설계와 관련해선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양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한 해양고속도로 건설도 주요 관심사다. 특히 낙후된 외곽 도서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테마별로 개발할 예정이다.<그래픽 참조> 예를 들어 남중국해와 맞물린 나트나섬은 경제 발전뿐 아니라 해양영토 확장의 의미까지 담고 있다. 경제성장과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아리스 카불 프라노도 특별정책 부국장은 “낙후 지역 개발은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여건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회에는 미얀마·방글라데시·인도?콜카타 등 벵골만 일대를 다룬다.



 



 



자카르타=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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