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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밀입북 서경원 아들도, 전북 민변 회원도 새누리 출마

중앙일보 2016.01.30 02:00 종합 5면 지면보기
“간첩의 아들이 새누리당에 왜 왔느냐고 한다. 서해 5도를 방위하는 ‘새누리당의 현빈’이 되고 싶어서 왔다.”(인천 중-동-옹진군 예비후보 서명훈·39)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여당의 20~30대 예비후보 중 서명훈 예비후보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30 공천 설명회’에서 밝힌 포부였다.

야당선 디자이너, 인터넷 아나운서
다양한 2030 후보들 출사표 잇따라
“구색 맞추기, 반짝이벤트 안 돼야”

해병대를 만기전역한 탤런트 현빈에 자신을 빗댄 서명훈 예비후보는 1988년 밀입북 혐의로 10년 옥살이를 한 서경원(79) 전 평민당 의원의 아들이다. 그

는 해병대 복장으로 등장해 “지역사무소 없이 ‘사이버선거사무소’(노트북)를 배낭에 넣고 다니며 지역주민 3000명을 만났다. 돈 선거를 끝내려고 나왔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는 안철수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이준석(31) 예비후보, 지난 19대 총선에서 문재인 의원과 대결했던 손수조(31·여) 예비후보 등 21명의 예비후보들과 언론사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21명 중 서 예비후보처럼 새누리당엔 드문 이력의 예비후보가 또 있었다.

“전북에서 6년째 변호사를 하고 있다. 나는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원이다.” 전북 남원-순창에 등록한 김용호(38) 예비후보의 ‘커밍아웃’이었다. 그는 “호남 민심을 집권여당이 대변하도록 하러” 입당했다고 한다.

 “난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보수였다”(천안을 김원필·37)거나 “고등학교 때부터 한나라당 당보를 읽었다”(안산 상록갑 박선희·여·36)면서 정통보수임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에도 2030 후보군이 떠오르고 있다. 부산 출마 의사를 밝힌 팩트TV 아나운서 출신 오창석(30)씨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 16호다.

오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더민주가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은 바꿔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역시 영입 인사인 디자이너 김빈(34·여) 빈 컴퍼니 대표도 총선 출마를 전제로 입당했다.

부산 연제구(현역 의원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해영(39) 변호사는 영입파가 아닌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풀뿌리형’에 속한다. 문 전 대표가 변호사로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 부산에서 2011년 변호사 실무 수습을 받을 때부터 정치 입문을 꿈꿨다.

이동학(34) 전 혁신위원은 안철수 의원에게 대결을 신청했다. 하지만 2030세대 부상이 자칫 ‘반짝 이벤트’나 ‘구색 갖추기’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익명을 원한 새누리당 30대 예비후보는 “당에서 ‘저 친구는 경선 후보를 2~3명으로 압축할 때 빽 없으니 분명히 떨어질 것’이라 수군거리는 걸 많이 들었다”며 “청년 신인에게 20% 가산점을 준다고 하지만 소용없을 것이란 말이 많다”고 했다.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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