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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플라잉카의 대중화 ‘멀고도 먼 비행’

온라인 중앙일보 2016.01.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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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모빌 플라잉 로드스터 3.0은 현재 개발 중인 플라잉카다.

도요타 자동차가 최근 ‘에어로카(Aerocar)’ 특허를 내면서 하늘을 나는 플라잉 카가 집중조명을 받았다. 도요타의 이른바 스택윙(stackable wing, 겹쳐 쌓을 수 있는 날개)은 플라잉카 설계의 커다란 과제 중 하나를 해결한 듯하다. 자동차 측면에서 날개가 뻗어나오면 너무 넓은 공간을 차지해 기존 도로에는 맞지 않는다. 대신 도요타는 자동차 상단에 여러 개의 날개를 겹쳐 공기역학적으로 필요한 양력(aerodynamic lift)을 얻는 방식을 구상했다.

도요타가 스택윙 같은 기술 개발하고 있지만 이착륙 공간 등 인프라도 마련돼야

세계 일류 자동차 제조사가 특허를 출원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출퇴근 승용차가 하늘을 가득 메우는 미래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하늘을 나는 택시와 할리우드 영화 속 비행 경찰차의 미래를 그리기 전에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몇몇 신생 벤처들이 선보이는 기존의 초기 모델들조차 30만 달러짜리 완구를 구입할 능력이 있는 부자들 대상의 취미용 비행기에 더 가깝다는 사실이다. 하늘을 나는 도요타 캠리가 대량 생산되는 날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뜻이다.

카플레인의 존 브라운 프로젝트 팀장은 도요타의 스택윙 디자인을 가리켜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카플레인은 독자적으로 플라잉 카를 개발 중인 독일 업체다. “실제로 띄우면 대단히 비효율적일지도 모른다. 풍동(wind tunnel)에 띄워 정말 얼마나 효율적인지 봐야 할 듯하다.”

도요타는 정식 플라잉카라기 보다는 호버크래프트(공기부양정) 비슷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자동차를 도로에서 “약간 띄워” 마찰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회사 관계자 요시키 히로요시가 지난해 여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첨단기술 행사에서 한 말이다. 도요타 디자인 초기 모형의 존재도 아직 알려진 바 없고 다수의 특허와 마찬가지로 스택윙 디자인이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와 비행기를 결합하는 구상은 19세기 공상과학 소설가 쥘 베른의 시대부터 존재했었다. 베른이 1904년 펴낸 단편소설 ‘세계의 지배자(Master of the World)’에서 육-해-공 차량 ‘테러’를 주제로 다뤘다. 이젠 땅 위를 달리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차량 제작 기술이 존재하지만 더 큰 난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플라잉카는 자율주행차와 달리 먼저 인프라를 확 바꿔야 한다. 플라잉카의 현재 설계대로라면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이착륙에 널따란 활주로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시스템은 항공관제·착륙공간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실현 가능하다”고 사우스햄튼대학 교통·운송 리서치그룹의 존 프레스턴과 벤 워터슨이 지난해 말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말했다. “기술적으론 플라잉카의 공항 간 운행은 가능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 있는가? 이착륙할 부지나 도로가 충분히 갖춰지기 전에는 어떤 이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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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도요타 자동차는 ‘에어로카’ 용으로 ‘스택윙’의 특허를 냈다. 테라푸지어의 플라잉카 실제 초기모델. 날개를 반으로 접어 세우게 만들어 도로주행 비행기의 문제점을 해결한다.

그 밖에 차량 안전 기준 같은 더 실질적 문제도 있다. 비행기는 속성상 가볍게 설계되는 반면 자동차는 기본적인 충돌안전 기준에 부합하려면 상당한 구조적 짜임새가 요구된다.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비행기를 어떻게 제작하느냐가 설계상의 과제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2012년 분류법을 새로 수정해 라이트 스포트(light-sport)로 알려진 차량을 포함시켰다. 테라푸지어 같은 플라잉카 신생 벤처의 압력을 수용한 결과다. FAA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과 조율해 도로주행과 항공운항의 요건 사이의 명확한 책임을 테라푸지어가 정하도록 했다”고 2012년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라이트 스포트 분류에 따라 개발사는 도로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일반 자동차의 더 엄격한 안전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비행기를 제작할 수 있다. 예컨대 도로주행 라이트 스포츠 비행기는 오토바이 바퀴와 타이어, 그리고 플라스틱 창을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유리는 새와 충돌할 때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사들은 20시간의 강습만 받으면 그 차량의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미국 민간 비행사 면허에 요구되는 시간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소수의 신생 벤처 중 어디서도 플라잉카의 대량 보급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테라푸지어 플라잉카의 기본가격은 3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경쟁사 에어로모빌, 몰러 인터내셔널, PAL-V의 플라잉카들도 대략 비슷한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따라서 플라잉카 기술의 대량보급을 감당할 인프라가 존재한다 해도 가격이 비싸 하늘을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 앤젤로 영 IB타임스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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