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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최측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최대 위기 맞나

중앙일보 2016.01.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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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 [사진=자민당 홈페이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 각료로 아베노믹스(아베 경제정책)를 진두 지휘해온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이 1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발매된 주간지 ‘주간문춘(週刊文春)’은 가나가와(神奈川)현에 있는 아마리 담당상의 지역 사무소 등이 지바(千葉)현 건설회사로부터 1200만엔(약 1억2577만원)의 현금과 음식 접대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아베 정권은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주간문춘은 건설회사 총무 담당자의 증언까지 실명으로 공개하며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건설회사 담당자는 “회사에 인접한 땅의 도로 건설을 둘러싼 ‘도시재생기구(UR)’와의 보상 협상 과정에서 아마리 사무소에 중재를 의뢰하며 대가로 현금을 제공하고 접대했다”고 말했다. “금품 전달 사실을 뒷받침할 메모와 녹음 자료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건설회사 측은 2013년 11월 아마리 담당상 사무실과 2014년 2월 지역 사무소에서 각각 50만엔(약 515만원)을 전달했다. 아마리 비서에게도 2013년 8월 500만엔(약 5152만원), 2014년 11월 100만엔(약 103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정당지부의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는 이 회사의 기부금이 376만엔(약 3874만원)으로 축소 기록돼 정치자금 규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건설회사는 UR과의 협상이 잘 진행돼 2억2000만엔(약 23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아마리 담당상은 관련 보도 사실이 알려진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거취를 묻는 질문엔 “(비서 등을) 조사해 국민이 의혹을 갖지 않도록 설명 책임을 다하겠다. 그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새해 예산안 국회 심의 등 정권 운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좋은 영향이 있을 리 없다. 확실히 정책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명 책임 의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제1차 아베 내각에서 경제산업상을 지낸 아마리는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 아베 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그 해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때 경제재생담당상으로 다시 입각해 4년 넘게 아베노믹스의 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때는 TPP 담당상을 맡아 전반적인 합의를 이끌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아베 정권의 핵심이다.

총리 관저는 긴장감을 드러내며 사태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 스가 관방장관은 회견에서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 있으면 정치인 스스로 진지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내부에선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최대 위기다. 야당에게 좋은 공격 재료가 됐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야당은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민주당 간사장은 20일 회견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엄중히 본인에게 묻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쿠타 게이지(穀田?二) 공산당 국회대책위원장도 "내각 대표자의 책임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아베 총리의 임명 책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따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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