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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재고 노트 7000권, 손녀 트위터 한마디에 주문 쇄도

중앙일보 2016.01.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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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measann]


"우리 할아버지가 만든 노트, 특허도 받았는데 돈이 없어서 홍보를 못한대요. 트위터의 힘을 빌립니다!"

재고만 쌓여 있던 한 작은 인쇄소의 모눈종이 노트가 손녀의 트윗 덕분에 며칠 만에 주요 쇼핑몰 판매량 1위를 휩쓸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도쿄 다키노가와에 위치한 나카무라인쇄소는 2대에 걸쳐 77년째 영업 중인 인쇄소다. 이곳의 사장 나카무라 데루오(72)는 2012년 인근의 한 제본업자 A씨(79)가 가게를 그만두자 그에게 "인쇄와 제본은 관계가 깊으니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함께 일하며 함께 2년에 걸쳐 평생의 노하우를 쏟아 부어 '수평으로 펼쳐지는 모눈종이 노트'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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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measann]

이 노트는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구부러지지 않아 손으로 누르지 않아도 깨끗하게 펼쳐지며, 복사할 때도 노트가 접히는 가운데 부분이 검게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2014년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특허도 받고, 도쿄도에서 선정하는 우수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품질면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영업 노하우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대량 발주가 들어왔지만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아 7000~8000권의 재고를 떠안았다. A씨는 남은 노트를 전문대에 다니는 손녀(19)에게 학교 친구들에게 나눠주라며 노트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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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measann]

평소 그림 그리기를 즐겨 트위터에서 온라인 친구들과 그림을 종종 주고받던 손녀는 지난 1일 트위터에 할아버지가 만든 노트를 소개하며 "원하는 사람에게 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의 글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너도나도 노트에 관심을 가지며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묻기 시작했다. 이 노트는 며칠 만에 3만 건이 넘는 주문이 쇄도하면서 아마존·요도바시닷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노트분야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작은 인쇄소로선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주문량 탓에 현재는 판매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1월 중순엔 문구업계 대기업 관계자가 인쇄소를 찾아오는가 하면, 은행에선 융자 제안까지 들어왔다. 손녀는 트위터를 통해 "노트를 널리 알려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리다”고 밝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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