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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심판론 vs 여당 심판론 vs 여야 심판론

중앙일보 2016.01.21 02:58 종합 4면 지면보기
21일로 4·13 총선이 83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데다 야권이 분열돼 지역구마다 누가 후보로 나올지 불투명하다. “링도 룰도 선수도 정해지지 않은 선거”(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가 진행 중이다.

“링도 룰도 선수도 못 정한 총선…공약은 없고 프레임 싸움만”

이런 가운데 각 정당의 총선 프레임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각 정당이 내세운 총선 프레임은 선거판에서 승부를 가르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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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당 심판론’을 앞세웠다. 김 대표는 “20대 총선은 국민에게 개혁이냐 반개혁이냐의 선택을 묻는 선거”(신년 기자회견)라고 했다.

김 대표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복지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1인당 국민소득은 오히려 줄어들 위기이니 개혁이 절실하다”며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 중 일자리 확보를 위한 노동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며 발목을 잡으니 총선에서 승리해 개혁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이 제안한 ‘개혁 새누리당’ 프레임을 적용해 야당을 ‘반개혁세력’으로 몰아붙이겠다는 전략이다. 실물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도 기민하게 활용하고 있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일자리 창출보다 더 나은 개혁은 없다”며 “갑질 문화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아 일자리를 살리는 경제민주화정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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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여당 심판론’으로 맞선다. 표적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다. 최대한 경제정책의 실패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문 대표는 “수출이 최악으로 곤두박질치고 가계부채는 1200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며 유권자 설득에 나섰다.

이를 근거로 문 대표는 “이번 총선은 낡은 경제세력과 새 경제세력 간 대결이자 박근혜 정권의 경제 무능을 심판하고 불평등한 경제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기 위해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도 영입했다.

 문 대표는 자신이 맡고 있던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에게 넘겼다. 22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전권을 이양한다. 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25일 사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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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이번 총선은 양당 담합구조를 깨고 강력한 제3당을 만드는 선거”라며 “다당제로 갈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여야 심판론’이다.

안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구가 없어진 지 20일째인데 협의조차 안 한다”며 “폭주하는 여당과 무능한 야당의 조합으론 한국의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 언론인들을 만났더니 ‘버림받은 도시’라길래 이유를 물어봤다. ‘야당은 포기하고 여당은 무관심한 곳’이라더라”며 “아무리 못해도 1, 2위가 바뀔 뿐 망하지 않는 양당 구조를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총선에서 당 대신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며 “제1야당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프레임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정책 경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각 정당도 선거에 집중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더민주에선 박지원 의원이 이번 주 탈당하는 등 거취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 외부 신당세력과의 이합집산도 진행형이다. 새누리당에선 ‘진박(진짜 박근혜) 후보’ 논란이 뜨겁다. 국민의당은 후보군 확보조차 더디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정책 공약도 없이 무조건 찍어 달라는 ‘백지위임’ 선거가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탁·박유미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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