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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창업] 동아리가 ‘취업 병기’…차 조립 활동 내세워 현대차 입사했죠

중앙일보 2016.01.21 00:18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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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활동을 잘하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왼쪽부터 강한빛(신세계)·서가영(심평원)·최정훈(현대차)·김우정(LG하우시스)·김종명(롯데제과)씨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 김경빈 기자]


지난해 하반기 현대자동차의 연구원으로 입사한 최정훈(25)씨는 후배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신입사원 연봉이 6000만원 대로 높은 데다가 장래성도 좋은 직장에 입사했기 때문.

입사의 비결은 동아리 활동이었다. 지난 2009년 서울시립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최씨는 학교 자동차제작 동아리 ‘풀악셀’에서 활동했다. 졸업할 때까지 자동차를 조립하면서 꿈을 키웠다.

2013년 8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에선 동아리 선후배들과 함께 종합 장려상과 연비부문 은상도 탔다. 최씨는 “토익도 700점대고 학점도 높지 않았지만 자동차에 대한 지식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20대의 태반이 백수가 된다는 ‘이태백’ 시대라지만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열공’ 동아리의 리더들이 대표적이다.

 본지는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시립대·한국외대·숙명여대 등 서울 시내 10여개 대학에서 “취업이 잘 된다”는 입소문이 난 동아리·학회를 찾았다.

각 동아리의 현직 회장 등과 연락해 ‘취업 고수’라 불리는 선배 12명을 추천받아 인터뷰했다.

이들 취업 고수들은 “동아리에서 가고자 하는 기업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공부하고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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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하반기 호텔신라 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한 박수민(25·여)씨는 연세대 전략경영학회 GMT에서 분석했던 자료들을 ‘취업 1급 비기’로 꼽았다.

박씨는 “동아리에서 신라면세점의 재무·전략·마케팅 등에 대해 경영학적 툴을 통해 성공 요인을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이 경험이 면접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 준비를 하듯 취업에 임한 사람들도 있었다. 롯데제과에 입사한 김종명(28·동국대 식품산업 동아리 ‘파인즈’)씨는 지난해 상반기 롯데그룹 공채를 앞두고 동아리 친구 6명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친구들과 대형마트를 찾아 꼬깔콘·몽쉘·자일리톨껌 등의 매대 배치나 소비자 반응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상반기 롯데그룹의 ‘무스펙 전형’으로 입사했다. 학점 등 정량적인 요소보다는 직무 지식과 실력만으로 뽑는 제도로 김씨가 입사 1기다.

김씨는 “경쟁 제품의 진열까지 하도 많이 봐서 외울 정도였다”고 비결을 말했다.

 동아리 출신 취업 고수들은 학점·토익 등 정량화된 스펙보다는 ‘나만의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LG글로벌챌린저 대회에서 입상을 해 LG하우시스 특채 입사가 확정된 김우정(24·여)씨는 연세대 뮤지컬 동아리 ‘로뎀스’를 통해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보건의료 국책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국제협력 담당으로 취업한 서가영(24·여·숙명여대 국제회의 동아리 ‘SM-PAIR’)씨는 대만에서 열린 HPAIR(하버드대 아시아 국제관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력을 어필했다.

 허투루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요소도 고수들에게는 취업의 매개다.

성균관대 ‘취업 잡는 리더’ 출신인 강한빛(25)씨는 “셔츠 하나 잘 입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을 즐겨한다. 실제로 그가 입사한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직원 모두가 회사의 얼굴이라는 생각에 의상이나 매너 역시 중요한 사풍이다.

 최정훈씨 등 취업 고수 12명의 진로 설계 및 취업 경로를 분석한 서미영 인크루트 취업학교장은 ▶열정을 현실화하는 ‘현장경험’ ▶지원 회사를 분석해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선택과 집중’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등 3가지를 이들의 ‘취업 DNA’로 꼽았다.

 서 교장은 “이들 취업 고수들은 자신 만의 특기나 전문 분야가 하나씩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무작정 취업을 준비하기 이전에 자신이 취업하고 싶은 분야와 목표를 정하고, 남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지 포인트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이현택 기자, 강민경 인턴기자 mdfh@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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