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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땐 소음·진동 없고 연비 20.1㎞ 찍혀 … 운전 재미는 ‘글쎄’

중앙일보 2016.01.21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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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현대차 ‘아이오닉’을 타고 서울 자유로 45㎞를 시속 56㎞로 52분간 달려 기록한 연비인 L당 20.1㎞(17인치 타이어 기준). [사진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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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처음 선보인 친환경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IONIQ·사진)을 20일 시승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직접 타보니

시승 구간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자유로를 지나 경기도 파주 헤이리까지 약 50㎞ 구간. 시속 80㎞로 정속 주행하며 되도록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연비 주행’ 방식으로 달려봤다.

 쭉 뻗은 어깨선과 날렵하게 치켜 올라간 뒷 꽁무늬가 아반떼를 쏙 빼닮은 아이오닉 운전석에 올라탔다. 친환경차란 사실을 알리기라도 하듯 스마트키와 계기판·송풍구·운전대·시트 곳곳에 적용한 파란색이 한눈에 들어왔다.

 계기판은 단순 명료했다. 엔진 분당 회전수(RPM) 게이지를 생략했다. 대신 파워(PWR)·에코(ECO)·충전(CHARGE) 게이지가 눈에 띄었다.

웬만큼 달리면 에코, 세게 밟으면 파워,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충전 게이지 눈금이 올라가는 식이다. 오른쪽 아래 ‘EV’(전기차) 표시가 아이오닉이 하이브리드차(HEV)란 사실을 알려줬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HEV답게 소음과 진동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시내에서 시속 30㎞ 이하로 달리는 동안 전기 모터로 구동하는 덕분에 저속으로 달릴 때나 멈춰 있을때나 마찬가지 느낌이었다.

자유로에 들어서자마자 페달을 꽉 밟아봤다.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기대하고 타는 차는 아니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속 100㎞를 시원하게 넘는 가속감은 느끼기 어려웠다.

언덕에선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페달을 힘껏 밟아야했다. ‘부우웅’ 하는 엔진음이 크게 들려 힘이 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브레이크를 밟자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충전 게이지 눈금이 올라갔다. HEV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 모터를 발전시킨다. 시동을 걸거나 가속할 땐 엔진·전기모터를 함께 돌린다.

 현대차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탑재했다. ‘관성 주행 안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얻은 지형·목적지 정보를 바탕으로 전방에 속도를 줄여야 할 상황이 예측될 경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시점을 미리 알려줬다.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이고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돕는 장치다.

전방에 오르막·내리막길이 예상될 경우 자동으로 배터리를 미리 충전·방전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45㎞ 거리를 시속 56㎞로 52분 동안 달려 헤이리에 도착했다.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L당 20.1㎞. 17인치 타이어 기준 공인 연비(L당 20.2㎞)에 살짝 못미쳤다.

실 주행 연비가 공인 연비에 살짝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수준이다. 이날 한 자동차 전문 매체 기자는 같은 구간을 L당 27.7㎞의 연비로 주행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가 도요타 ‘프리우스’를 잡겠다고 벼른 끝에 내놓은 HEV다. 연비가 15인치 타이어 기준 L당 22.4㎞다. 프리우스 연비(L당 21㎞)를 앞선다.

현대차는 “연비 뿐 아니라 주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비 하나 만큼은 인정할 만 했다. 하지만 ‘주행하는 재미’까지 기대하긴 다소 무리였다.

파주=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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