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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3]"수능 수학 30번 한 문제 푸는데 한 시간 걸렸다"…수능 만점자 김학성군

중앙일보 2016.01.20 18:40
 


지난해 11월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예년보다 까다로웠다. 2015학년도에 29명이던 수능 전 과목 만점자이 16명으로 준 건 그래서다. 중앙일보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함께하는 '톡톡에듀' 세번째 시간엔 양영유 논설위원이 16명 중 한명인 김학성 군을 만났다. 다음은 김학성군과의 일문일답 전문.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달라.
“저는 경기도 고양국제고를 졸업하고 2016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김학성입니다.”
만점을 받다니 대단하다. 몇 과목 만점인가.
“국어·영어·수학, 탐구 2과목과 베트남어까지 6과목 만점이다. 탐구 영역은 한국사와 법과 정치 과목을 선택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큰 경사였겠다.
“아버지는 친지들에게 술을 많이 사셨다. 선생님들은 후배들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고양 국제고는 신생 학교로 알고 있다.
“내가 2기 졸업생이다. 지난해 재수를 해 수능 만점을 받게 되었다.”
어느 대학에 진학하나.
“정시로 합격한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하기로 했다.”
경영학 전공은 언제부터 생각했나.
“원래 장래희망은 검사였다. 어린 시절 본 영화에서 검사가 멋지게 그려져 그런 꿈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경영학이 재밌는 학문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향후 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 우선 경영학을 전공하고 법조인으로서의 진로는 대학을 다니면서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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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을 받을 거라 예상했나.
“수능 칠 때는 예상하지 못했다. 모의고사를 칠 때보다 어렵다고 느껴서 만점을 받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수능을 치를 당시 어렵다고 느낀 문제나 정답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문제도 있었나.
“국어에서도 있었고, 수학의 경우는 마지막 문제(30번)가 특히 어려웠다. 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정답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만점일 거란 확신은 언제 생겼나.
“수능이 끝나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다가 정답 발표가 떠서 채점해보았다. 국·영·수가 만점이어서 만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와서 나머지를 채점해 보았더니 탐구와 제2외국어도 만점이었다.”
지난해 6월, 9월 모의고사에서 만점자가 속출해 수능도 '물수능'이 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해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은 어땠나.
“6월 모의고사는 한국사에서 한 문제 틀렸고, 9월 모의고사는 베트남어를 제외한 전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베트남어는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나.
“서울대에 지원하려면 제2외국어를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데, 제2외국어 과목 중 베트남어가 비교적 배우기 쉬워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다. 그래서 나도 선택하게 되었다.”
베트남어는 작년에 처음으로 공부한 것인가.
“학교에서 배운 적은 없다. 재작년에 살짝 공부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이다.”
학교에서는 줄곧 상위권이었겠다.
“상위권에 속하기는 했지만 특출한 편은 아니었다.”
 

"헷갈리는 문제 많아 만점은 예상 못해"
 
지금부터는 솔직한 고백을 들어보고자 한다. 수능 만점자들을 만나보면 대체로 “잠은 일곱 시간 이상 충분히 잤다”,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등 교과서적인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도무지 믿기 힘들다. 김학성 군은 어땠나.
“나는 6~7시간 정도 잤다. 재수 때는 학원을 다녔고 고등학생 때는 학원을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았다. 수학 과목만 학원을 이용했다. 초등·중학교 때는 사교육을 많이 받은 편인데,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 학원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재수학원을 다닐 때는 학원 수업에 충실했다.”
고 3때와 재수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고 3때는 목표가 없었는데 재수 하면서 서울대에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한 번 실패를 하고 나니 독한 마음을 먹게 된 것 같다.”
과목별 공부법을 들어보자. 국어는 어땠나.
“고3 때 국어 모의고사가 쉬워서 100점이 나왔다. 그래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해 수능 국어가 어려워 많이 틀렸다. 그래서 작년에는 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기출문제를 서너 번씩 계속 보면서 반복 학습했다.”
이번 수능에서 국어가 어려워 소위 ‘멘붕’에 빠졌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헷갈리는 문제가 있어서 긴장됐다. 그래도 쉬는 시간에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다음 시간부터는 괜찮았다.”
수학은 어땠나.
“29번까지는 쉬웠는데 (마지막 문제인)30번이 이제껏 본 문제 중 가장 어려웠다. 100분의 수학 시험 시간 중 약 1시간을 그 문제에 투자했다. 평소 어려운 문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쉬운 문제들은 의식적으로 빨리 푸는 연습을 했었다.”
그렇게 30번 문제를 풀었을 때 답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
“풀었는데 답이 222였다. 숫자가 이상해서 불안했는데 다행히 정답이었다.”
평소에도 수학은 100점을 받는 편이었나.
“그렇다. 수학은 평소에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지난 수능이나 6월, 9월 모의고사에 비해 이번 수능 영어가 까다로웠다던데.
“긴장한 탓인지 듣기가 평소보다 어려워서 당황했다. 읽기 문제도 평소보다 어려웠다. 평소와는 문제 유형도 조금 달랐고 EBS 연계 비율도 낮았다. 수학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문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풀었다.”
법과 정치 과목과 한국사 과목은 어땠나.
“한국사는 한 문제를 빼고는 평이했다. 법과 정치는 계산이 다소 까다로운 문제가 있었으나 풀만 했다.”
채점 전에 만점을 예감한 과목은.
“법과 정치 과목은 만점일 것이라 예상했고 수학 역시 30번 문제만 정답이라면 만점일 것이라 생각했다. 영어는 두 문제 정도 확신이 없었고, 국어는 전반적으로 확신이 없었다.”
베트남어는 1년 공부해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인가.
“베트남어가 제2외국어 중 배우기 가장 쉬워서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한다. 문법은 어렵지 않아서 어휘만 꾸준히 외운다면 잘 풀 수 있을 것이다.”
고3, 재수를 거치며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 같다. 공부 패턴은 어땠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어떤 것이 있었나.
“주중에는 학원 스케줄에 따라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듣고 자습시간에는 자습에만 집중했다. 집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보통 밤 12시에서 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에서 6시30분 정도에 일어났다. 주말에는 공부를 하기 힘들 때는 그냥 놀았다.”
운동은 어떻게 했나.
“지난해 여름 경찰대 입학시험을 봤다. 솔직히 말해 경찰대에 가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시험 감각을 기르기 위해 본 것이다. 1차에 합격해서 2차 시험인 체력 검정을 대비할 겸 운동을 했는데, 이게 여름을 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경찰대 시험에서는 어떤 과목을 봤나.
“똑같이 국어·영어·수학을 봤다.”
만약 경찰대 2차 시험까지 합격했다면 경찰대에 갈 생각이었나.
“2차 체력 검정 일정이 수능 이후기 때문에 수능 결과를 보고 선택할 수 있었다. 수능을 잘 봐서 경찰대 2차 시험은 가지 않았다.”
학교나 학원에서 친구와의 선의의 경쟁으로 인한 압박감은 없었나.
“그런 데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니다. 느긋하고 낙천적인 편이다. 가끔 공부가 힘들 때는 있었지만 공부에 대한 압박감이 크지는 않았다.”

"여름이 가장 힘들어, 5일간 그냥 쉬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나.
“더운 날씨 때문에 여름이 힘들었다. 몸이 힘들다 보니 처음 재수를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도 흐트러졌다.”
그땐 어떻게 했나.
“5일 정도 공부를 쉬고 다시 시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쉬기만 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재수를 다시 하라면 할 수 있겠는가.
“결과가 좋긴 했지만 다시는 못할 것 같다. 힘들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대학 가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뭔가.
“여행도 다니고 미팅도 하고 싶다.”
경영학 외에 가장 관심있는 학문 분야는.
“역사를 좋아한다. 한국사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학 강의도 들어보고 싶다.”
공신(공부의 신)들은 공부가 취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취미가 뭔가.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다. 컴퓨터 게임하고,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한다. 수험 기간 동안에도 많이는 아니지만 쉴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루 정도는 쉬는 날이 있어도 될 것 같아 주말 하루는 휴식을 즐겼다.”
가장 긴장감이 컸던 시기는 언제인가.
“처음 재수를 시작할 때와 수능 직전에 긴장감이 가장 컸다.”
올해도 어김없이 후배들이 수능을 치러야 하는데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물론 지금은 힘든 시기지만 조금만 참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 수능 당일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힘내길 바란다. 수능 1교시인 국어 시험을 볼 때 긴장이 많이 될 것이다. 그 상태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시험일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치밀한 계획 수립을 통해 긴장 상태를 빨리 벗어나는 것이 수능을 잘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또한 수능 시험일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험에만 집중하고 걱정은 털어버리는 것이 좋다. 나 역시 1교시 국어 시험을 칠 때는 많이 긴장했지만, 이러한 대비 덕에 2교시 이후의 느낌은 평소에 보던 모의고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양영유 논설위원, 정리=이지운 인턴기자
촬영·편집=공성룡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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