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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들 "한국 올해 3% 성장 어려워. 금리 1~2차례 내릴 듯"

중앙일보 2016.01.20 12:02

올해도 ‘3%대 성장’은 어려워지는 걸까.

정부와 한은이 3%에 ‘턱걸이’하는 수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지만 상당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마저도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성장률이 7%에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자 비관적 분위기는 더 강해진다. 한국은행이 결국 경기 부양의 ‘총대를 매고’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늘고 있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한국이 올해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신흥국 경제의 불안으로 수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스탠다드차타드)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내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대대적인 ‘소비 부양’으로 올해 소비절벽이 올 수 있고, 기업 구조조정과 증시 불안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위축돼 ‘1분기 성장률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다’(씨티)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정부와 한은의 올 성장률 전망도 향후 시장의 예상치인 2.6~2.8% 수준으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노무라)란 예상이다.

이 경우 정부와 한은의 ‘딜레마’도 커질 전망이다. 유일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인사 청문회를 통해 “추경 없이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에서 연구기관들의 전망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3.0~3.2% 성장”을 언급했다. 바로 다음날 한은은 경제전망을 수정하며 기존 3.2% 성장 전망치를 3.0%로 내렸다. 하향 조정은 했지만 ‘3’이란 숫자는 유지한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3’에 매달리는 이유는 실질적인 차이보다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대 성장에 그친다면‘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 인상을 줘, 경제주체들이 위축돼 성장률을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3%’를 밀고 나갈 경우 정부와 한은 입장에선 향후 경기 부양이 압력이 거세지는‘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실제 상당수 IB들은 한은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1~2차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재정 실탄’이 바닥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댈 곳은 금리 밖에 없다는 인식에서다.

게다가 한은이 금리를 운용하는 기준으로 강조한 물가도 상당기간 목표인 2%대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어서 내릴 명분도 있다는 것(골드만삭스, 씨티)이다. 3월과 2분기 중에 두차례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BNP파리바)까지 나온다.

문제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금리를 내릴 경우 자본이 높은 금리를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연중 금리 동결 예상(JP모건)과 ‘자본유출 변동성이 관리가능할 경우’란 단서를 달아 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크레디트스위스)는 신중한 전망이 함께 나오는 이유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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