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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사건' 김경준의 '비밀' 흘린 변호사…1000만원대 손해배상

중앙일보 2016.01.20 10:30
‘BBK 사건’에서 김경준(50)씨의 변호를 맡았던 김정술(69) 변호사가 당시 김씨 변론을 불성실하게 하면서 오히려 김씨에게 얻은 정보 일부를 언론 등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7부(부장 고연금)는 김경준씨가 김 변호사를 상대로 낸 93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350만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변호사는 2007년 대선 당시 김씨의 변호인단을 맡아 수차례 접견해 알게 된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BBK 관련 의혹’을 폭로했다. 그 내용 중에는 BBK 특별수사팀의 김씨에 대한 회유ㆍ협박 의혹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김경준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2009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에 벌금 100억원을 확정받은 반면 김 변호사는 BBK 수사팀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2012년 무죄를 확정받고 풀려났다.

그러자 김씨가 지난 2014년 4월 김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씨는 “김 변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나에게 접근해 나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제한 없이 검찰, 법원, 언론 등에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김씨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김 변호사가 공표한 일부 정보는 김씨가 가족들과 사건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대화이거나 작성된 서류 등으로 제 3자에게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 내용”이라며 “이 부분을 공표한 행위는 변호사로서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변호사가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알린 부분이나 검찰수사 결과를 통해 공개된 부분에 대해서는 비밀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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