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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둔 부부 전입 땐 집 공짜…신혼집 월 35만원에 20년

중앙일보 2016.01.20 03:23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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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치카슈쿠정은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가 이사를 오면 월 35만원에 임대주택을 제공한다. 사진은 2014년 처음 지원된 2층집. [사진 시치카슈쿠정]


저출산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일본 농촌들은 20~30대 젊은 부부를 타깃으로 파격적인 주택 지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농촌 지자체 파격 지원


와카야마(和歌山)현은 신혼부부가 이사를 오면 주택지원금으로 최대 250만 엔(약 2500만원)을 준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거나 현지에서 아이를 낳아 일정 기간 살면 집도 제공한다.

홋카이도(北海道) 오케토(置戶)는 다른 지역에 사는 젊은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가 이사를 오면 주택 한 채를 3년간 무상으로 빌려주고 이사 비용으로 최대 10만 엔(약 100만원)을 지원한다.

야마가타(山形)현의 유자(遊佐)정(町·한국의 동에 해당)은 이주를 희망하는 외지의 젊은 부부에게 마을의 빈집을 빌려준다. 하루에 1000엔(약 1만원)씩 내는데 가전기기와 주방용품은 갖춰져 있고 전기·수도·가스요금이 무료다.

 미야기(宮城)현 시치카슈쿠(七ヶ宿)정은 이런 제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꼽힌다. 1970년 3712명이던 이곳 인구는 지난해 1523명으로 급감했다. 그러자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2014년 선보인 신혼부부 주택지원 제도가 대표적이다. 아이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신혼부부가 이 지역으로 옮겨오면 신축 주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한다.

신혼 주택은 350㎡(약 106평) 부지에 연면적 125㎡(약 38평) 규모의 2층짜리다. 월세는 3만5000엔(약 35만원)이고 보증금은 3개월치 월세만 내면 된다.

도쿄 대학생의 한 달 평균 집세 5만~6만 엔(약 50만~6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와 함께 20년간 살면 집과 땅을 아예 무상으로 준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고세키 고이치(小關幸一·63) 시치카슈쿠정장(町長·한국의 동장)은 “젊은 부부가 집을 마련하려면 경제적 부담이 큰데 이런 부담을 덜어줘 아이를 낳아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세키 정장은 “이런 주택을 도시에서 개인이 짓는다면 2000만~3000만 엔(약 2억~3억원)이 들겠지만 우리 동네에선 아이를 낳고 20년치 월세 840만 엔(약 8400만원)만 내면 평생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아이를 낳고 정착해 살다 보면 지역경제를 떠받쳐주는 ‘지역 토박이’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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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카슈쿠는 올해부터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출산장려금 30만 엔(약 300만원)도 준다. 둘째는 50만 엔, 셋째 이상은 70만 엔을 지원한다. 0세부터 고등학생까지는 의료비가 무료다. 초·중학생은 도시를 오가는 통학버스비가 공짜고 학교 급식비도 마을에서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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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신성식· 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 정종훈·노진호 기자, 김준승(동국대 신문방송4)·서혜미(세명대 저널리즘2) 인턴기자 ssshin@joongang.co.kr
공동 기획=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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