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베 ‘위안부 망언’에도 항의 않는 정부

중앙일보 2016.01.20 03:16 종합 8면 지면보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8일 의회에서 또다시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해 정부가 “양국 간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직접 비판을 자제했다.

하루 전 “강제성 없었다” 발언에
외교부 “한·일 합의 이행이 중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은 어떤 경우에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고 진실”이라며 “이는 피해자 증언, 연합국 문서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만 답했다.

 논점은 곧 아베 총리의 발언이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진 위안부 관련 양국 간 합의에 어긋나는 것이란 문제로 옮겨갔다. “일본이 합의 파기 언행을 하는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뭔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조 대변인은 한결같이 “지금 중요한 것은 합의 사항을 이행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에 저해되는 언행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답을 피했다.

 반복되는 답변에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발언을 합의 위반으로 보긴 하는 것이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하지만 조 대변인은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일 외교장관은 합의 내용을 발표하며 “일본 측이 조치를 착실히 이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돌이킬 수 없음)으로 해결된 것임을 확인한다”고 했다.

정부는 그간 불가역적이란 표현이 우리 측 요구로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일본 정치 지도자가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이번 합의의 본질을 부정할 경우에 대비해 “말 바꾸지 말라”는 취지로 포함시켰다고 했다.

일본군이 개입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사실을 아베 총리가 부인한 것은 합의 위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앙대 이나영(사회학과) 교수(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추진위원)는 “일본은 소녀상 문제도 계속 거론하는 등 합의 이전과 다름 없는 망언을 계속하고 있는데 정부 대응이 너무나 무기력하다”며 “정부의 소극적 대응 때문에 이면 합의 여부 등 의구심이 자꾸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