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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사업 5년 감천 문화마을…임대료 오르면서 원주민 내몰려

중앙일보 2016.01.20 02:20 종합 21면 지면보기
부산에선 2010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됐다. 인구감소 등으로 쇠퇴한 마을에 생활기반시설 설치, 문화·예술인촌 조성, 상권활성화 사업 등이 추진된 것이다. 5년여 흐른 지금 그 결과는 어떨까.

부산발전연구원 주민생활 보고서
상가 수 10배 늘었지만 인구 줄어
“마을 공동체 복원 정책 마련해야”

 부산발전연구원(부발연)이 최근 낸 ‘도시재생 사업지역의 주민생활과 상권 변화’보고서가 이런 물음에 해답을 줄 것 같다.

 연구대상은 대표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사하구 감천 문화마을, 동구 안창 호랭이마을, 동구 이바구 문화마을, 영도구 흰여울 문화마을 등 4곳이다. 이곳의 거주인구 추세, 주택과 토지가격의 변화, 소규모 자영 점포수 변화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감천 문화마을(감천2동)은 지난 5년 동안 주택가격(표준주택 공시가격 기준)이 21.4% 상승했다. 5개에 지나지 않았던 상가는 55개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관광객은 연간 130만 명으로 400배 이상 많아졌다.

반면 인구는 2010년 1244명에서 지난해 말 1013명으로 오히려 18.5% 줄었다. 주택·상가 등의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발생한 것이다.

 부발연은 이를 ‘과잉 상업화의 초기단계’로 진단했다. 급속한 외지상인 증가, 마을의 특성과 무관한 상가난립, 주민과 어울리지 못하는 가맹점(프랜차이즈) 등으로 마을공동체 훼손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김형균 부발연 선임연구원은 “마을 공동체 복원과 상권 활성화가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책구상의 핵심은 부산시 조례를 만들어 마을 전체를 ‘골목문화 상생 상권지구’로 지정해 주민·상인끼리 상생협약을 맺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원주민 임대료 상한제 도입(권리·전세금 과다인상 조정), 유해업종이나 가맹점 점포유입 차단(외지인 소유와 임대상가 총량관리, 골목별 업종배치 조정), 주민을 위한 수익금 환원제 등을 시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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