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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실천하고 은혜 나누기, 원불교 100년 첫 걸음”

중앙일보 2016.01.20 01:59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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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은 “평소 ‘은생어해(恩生於害)’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 역경을 만날 때 거기서 은혜가 나옴을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행복한 정신개벽공동체를 구현하는 게 향후 3년간 교정 목표입니다. ”

한은숙 교정원장 신년간담회
“마음공부는 언제 어디서나 해야”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원불교 신년간담회에서 여타원(麗陀圓) 한은숙(60) 신임 교정원장을 만났다. 임기 3년인 교정원장은 원불교의 행정수반이다.

종교계를 통틀어 두 번째 여성 수장이다. 9년 전 원불교에서 첫 여성 교정원장을 배출한 바 있다. 더구나 올해는 원불교 개교(開敎) 100주년이다.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중요한 시점에 교단의 방향타를 잡은 셈이다.

 “원불교 여성 교무의 복장과 두발에 대한 질문이 많다. 우리 세대는 저고리에 치마가 가장 편한 복장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다. 신·구세대의 생각이 다르다.

그렇다면 교단의 공식적인 의식 때는 저고리를 입고, 일상 생활은 편한 복장으로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여성 교무의 두발도 마찬가지다. 모두 열어놓고 논의하겠다. 가능한 임기 중에 결과물이 나오게끔 하겠다.”

 한 교정원장은 부드러운 리더십 속에 힘이 있었다. 해외 교화 활동도 오래 했다. 미국 뉴욕교당에서 5년, 러시아 모스크바 교당에서 9년간 근무했다. 모스크바는 구소련의 몰락 직후인 1992년에 들어가 교당을 일구었다.

종교의 글로벌 흐름에 대한 안목도 깊었다.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다. 종교는 이제 권위보다 ‘실용주의’다.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느냐. 그게 핵심이다. 원불교는 뉴욕 원다르마 센터를 중심으로 ‘영성훈련’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영성이나 마음공부를 통해 정신적으로 힘든 현대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한 교정원장은 ‘자연스러움’도 강조했다.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원불교가 기성 종교의 제도적 틀을 너무 따라가진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교회처럼 일요일에 법회를 하는 걸 예로 들었다.

“지금은 또 시대가 달라졌다. 주말에 나들이를 가는 가족도 꽤 있지 않나. 이제는 종교가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마음공부는 교당 안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일상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어야 한다.”

 원불교는 5월 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를 연다. 남북관계의 변수가 있지만 8월 21일 평양과 백두산에서 ‘남북공동법회’도 열 예정이다.

내년 연말에는 교단의 총부가 전북 익산에서 서울로 올라온다. 이른바 ‘원불교 서울 시대’가 열린다. “경산 종법사께서는 연초에 세 가지를 강조하셨다. ‘초심을 실천하자’‘나의 삶을 축복하자’‘은혜를 나누자’. 앞으로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그 마음으로 딛겠다.”

글·사진=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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