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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해적왕' 아프리카서 또 테러…외국인들 겨냥

중앙일보 2016.01.17 17:26
국제 테러 단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 호텔과 카페에서 인질극을 벌여 테러범 4명 등 최소 32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는 자체 텔레그램 계정인 '무슬림 아프리카'에 올린 글에서 “이번 공격은 알라를 믿지 않는 서구인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국제 테러 감시 단체 SITE가 16일 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괴한 4명은 15일 저녁 7시쯤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와가두구의 스플렌디드 호텔과 호텔 맞은 편의 카푸치노 카페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 호텔은 유엔 직원과 외교관·관광객이 많은 묵는 곳이다. 총기 난사로 캐나다인 6명, 프랑스인 2명, 스위스인 2명, 네덜란드인·미국인 각 1명 등 외국인들이 상당수 희생됐다.

카페에서 테러범들과 마주쳤던 목격자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0"살기 위해선 죽은 척해야 했다. 그들은 쓰러진 사람들을 발로 헤집으며 살아 있는 사람을 모두 쏴 죽였다"고 말했다. 시몬 콤파오레 내무장관은 “정부군이 테러범 4명을 사살하고 인질 126명을 구조했다”고 16일 발표했다.

AQIM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인 알제리 출신 '애꾸눈 해적왕' 모크타르 벨모크타르(43)와 그가 이끄는 테러 단체 알무라비툰이 이번 공격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두 단체는 지난해 11월 20명이 숨진 북아프리카 말리 호텔 인질극에서도 공동 작전을 폈다.

벨모르타크는 AQIM 전신인 살라피스트선교전투그룹(GSPC)을 공동 설립했고 AQIM 지휘관으로도 활동했다. 폭발물 사고로 왼쪽 눈을 잃었지만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밀수·납치·반란 등을 주도해 서방에서 '가장 잡고 싶은 테러범'으로 꼽힌다. 그는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인질극을 벌여 미국인 3명 등 39명을 살해했다. 미국 정부는 벨모크타르에게 500만 달러(61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부르키나파소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공격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테러가 아프리카 내 극단주의 단체의 영향력 확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소말리아에 거점을 둔 알샤바브가 우간다와 케냐 등 소말리아 밖에서 테러를 벌이기 시작했고, 나이지리아 북부의 보코하람도 인근 니제르와 차드까지 마수를 뻗쳤다. 여기에 더해 알제리를 거점으로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던 AQIM이 사하라 이남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를 잇따라 공격한 것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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