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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철 딸 "아버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기회 달라" 청구 기각

중앙일보 2016.01.17 13:10
      1979년 10월26일 서울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맞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사망한 차지철 전 대통령 경호실장의 딸이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기회를 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차씨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차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10.26 사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인이 된 딸 차씨는 2014년 3월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했다. 보훈심사를 거쳐 서울지방보훈청이 “국가유공자법에 따른 보상을 받을 국가유공자의 유족이나 가족의 범위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 신청을 거부하자 차씨는 지난해 7월 소송을 냈다.

차씨의 청구가 기각된 건 차씨가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국가유공자법은 이미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사람이나 그 유족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면 국가보훈처장에게 신고를 해야하고(법 6조의2), 이때부터 이 법에 따라 보상을 받을 권리는 소멸하도록(9조) 정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재외동포법에 따라 국가유공자법 상의 다른 예우를 제외한 ‘보훈급여금’만 계속 지급받을 수 있다.

재판의 쟁점은 차 전 경호실장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적이 없어 딸 차씨는 재외동포법에 따른 보호도 받을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이 판사는 “국가유공자법은 이미 유공자로 인정받은 사람의 유족도 국적을 상실하면 보훈급여금을 외에 다른 예우를 받을 권리가 소멸한다”며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에게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별다른 법 조항도 없어 차씨에게 신청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차 전 경호실장이 실질적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이번 재판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임장혁 기자ㆍ변호사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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