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측·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 중시”

중앙선데이 2016.01.17 01:45 462호 1면 지면보기

대만 총통 선거가 실시된 16일 오전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신베이시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차이 후보는 이날 대만 첫 여성 총통에 당선됐다. [AP=뉴시스]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60) 주석은 16일 치러진 제14대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를 확정 짓고 8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집권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후보는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개표가 90%가량 진행되던 상황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이 8년 만에 재집권함에 따라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현지 르포] 대만 첫 여성 총통시대 연 차이잉원 … 8년 만에 정권교체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차이 후보가 56%, 주 후보가 31%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후보는 12.8% 득표에 그쳤다. 차이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통 취임 후 대만 헌법과 민주적 원칙, 민의에 따라 당파의 입장을 초월해 양안 관계 기초를 쌓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총 유권자 수는 1878만 명이며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0%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이 후보는 2012년 총통 선거에 출마해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6%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고배를 마셨으나 4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이처럼 기록적인 여당의 참패는 대만의 경제 부진에 따른 민심 이반의 결과로 분석된다. 류멍쥔(劉孟俊) 중화경제연구원 제1연구소장은 “지난해 대만 경제성장률은 1%에도 못 미쳐 사실상 제로나 다름없었다”며 “최근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극도의 경제 부진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집권 국민당에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또 처음 국민당의 총통 후보로 정해졌던 훙슈주(洪秀柱) 전 입법원(국회) 부원장의 지지율이 미미하자 선거 중반 후보를 바꾸는 등 당내 혼란과 분열을 드러내 보인 것도 국민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렸다.



반면 차이 후보는 대만의 주체성을 강조한 ‘대만을 밝혀라(點亮臺灣)’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마 총통 집권 8년간 중국 의존도 심화 등을 공격하며 선거전의 주도권을 잡았다. 차이 후보는 5월 20일 제14대 총통으로 취임하게 된다.



민진당의 재집권은 국제사회에서도 양안 관계의 변화 가능성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은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을 17일 대만으로 보내기로 했다. 번스 전 부장관은 차이 당선인과 만나 양안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우리는 한결같이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통 선거에선 한국의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중국명 저우쯔위·周子瑜·17)가 핫이슈가 됐다. 쯔위는 한국 방송에서 대만기를 흔들었다가 중국 본토로부터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거냐’는 비판이 빗발치자 유튜브에 사과 영상을 내보냈다. 이 사건은 곧바로 선거전을 뜨겁게 달궜다. 대만 독립 지향적인 민진당엔 호재, 친중 성향의 국민당엔 악재가 돼 결국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 됐다.



쯔위의 사과 영상으로 대만 여론이 들끓자 차이 후보는 “‘중화민국’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국가와의 일체감을 표시하는 행위로 이를 억누르려 해서는 안 된다”며 “쯔위는 강압적으로 마음과 다른 일(사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당은 쯔위의 사과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다”면서도 이 사건이 미칠 악영향에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차이는 당선 직후 회견에서 ‘쯔위 사건’에 대해 또다시 언급했다. 그는 “이 사건은 당파를 뛰어넘어 대만 국민의 보편적인 불만을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영원히 우리를 일깨우고 이 국가를 단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총통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관계기사 3면



 



 



타이베이=예영준 특파원?yyjune@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