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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판 ‘선거의 여왕’ … 공격적 스타일로 별명은 ‘야생표범’

중앙선데이 2016.01.17 01:30 462호 3면 지면보기
차이잉원(蔡英文·60) 대만 총통 당선인은 당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 이래 중화권 첫 여성 최고지도자가 됐다. 차이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선거의 여왕’ 또는 ‘구세주’로 불린다. 그는 2012년 총통 선거에 출마해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6%포인트 차로 패배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주요 선거에서 민진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2008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셰창팅(謝長廷) 후보가 마잉주 후보에게 패배한 직후 차이잉원은 첫 여성 당 주석에 올랐다. 당시 민진당은 당 출신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부패 문제로 창당 후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차이 당선인은 주석 취임 후 3년간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에 7차례나 승리했다. 지난해 11월 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당을 대파하며 정권 교체의 발판을 확고히 다졌다.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은

타이베이(臺北)에서 태어난 차이 당선인은 객가(客家) 혈통이다. 객가인은 중국 중원인 황허(黃河) 일대에 거주하다 송(宋)대 이후 남부로 이주한 뒤 지금까지 고유 언어와 독특한 풍습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 인구의 15%가 객가인이다. 선거전에서 그는 “객가의 딸이 총통이 되게 해 달라. 객가 문화를 대만의 자랑이 되도록 하겠다”고 유세했다.



역시 객가인인 아버지 차이제성(蔡潔生)은 민진당의 표밭인 남부 핑둥(屛東) 태생으로 미군부대를 상대로 세차장 사업을 크게 했다. 핑둥에선 선거기간 “핑둥의 딸, 이제는 총통으로”란 구호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대만섬 원주민 혈통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차이는 학창 시절 고고학자를 꿈꿨다. 그러나 부친의 권유로 대만대 법대로 진학했다. 이어 미국 코넬대에서 법학 석사,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를 거쳐 1994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시절 대중국 정책 자문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 입법위원(국회의원),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등을 역임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총통 선거에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대만 컨센서스’를 내세워 패배했다. 그는 이번 유세전에선 당시의 학습효과를 살려 “당선되면 대륙과 소통, 또 소통하겠다”며 민감한 양안 문제를 피해 가기도 했다. 차이는 4년 전 총통선거 패배 후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5월 93%가 넘는 지지율을 얻으며 복귀했다.



그는 미국·영국 유학 경험이 있는 엘리트지만 소탈한 인상으로 인기를 끌어모았다. 미혼인 차이는 부패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으로 통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려 왔다. 차이 당선인은 국민당 마잉주 총통의 실정과 저성장, 급속한 중·대만 접근 경계감에 힘입어 승리했다.



대만에서 차이 당선인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비교된다. 세 지도자 모두 여성인 데다 강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타임지 표지모델로 실렸던 차이의 별명은 ‘야생표범’이다. 공격적인 정치 스타일 때문이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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