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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한화갑 "동교동계 탈당은 더민주당에 대한 원폭투하"

중앙일보 2016.01.14 17:50
 

DJ 비서실장 출신 권노갑 고문이 이끄는 동교동계 주력부대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DJ와 노무현이 사실상 결별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12년 전 노무현 대통령을 거부했던 동교동계 핵심이 있다.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고 민주당을 지켰던 한화갑 전 대표다. 그는 2012년 대선 때는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한광옥 전 대표와 함께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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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2시에 생방송된 중앙일보 인터넷 방송 ‘직격인터뷰’ 36회에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한반도평화재단 총재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 전 대표는 김진 논설위원과 함께 노무현과 문재인을 거부하는 동교동 세력의 속마음을 파헤치고, 다가오는 총선 판도를 전망했다.

다음은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일문일답 전문.

 
권노갑 고문을 필두로 한 동교동계의 탈당을 어떻게 보는가.
“큰 사건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 탈당해 권노갑 고문과 행동을 함께할 수 없었지만, 당적을 유지하고 있었더라면 권 고문과 함께 행동했을 것이다. 권노갑 고문의 탈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수명이 다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본다. 이차대전 당시 끝까지 항복을 거부하던 일본이 원자탄 두 방을 맞고 무조건 항복한 것과 같이, 한국 야당사에서 이번 동교동계의 탈당은 노무현의 후계자들이 세운 더불어민주당의 패망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재기하기 힘들 것이다.”
 
동교동계가 갖고 있는 친노 강경파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가.
“긴 이야기다.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의 차이점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변에는 60~80년대라는 어려운 시대를 거쳐 오면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룹이 있었다. 이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김대중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나 내각에 들어가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어도 선출직 외에 내각이나 청와대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내가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김대중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을 도운 ”개국공신“의 역할은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끝난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선출직 외에 다른 관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초대 내각과 청와대를 공신 위주로 꾸렸고, 이들이 그 경력을 바탕으로 총선에 나갔다. 노무현 세력이 형성된 것이다. 반면 김대중 정부의 경우, 5년간 내각과 청와대에 기용된 인사들은 동교동계 외부의 새로운 인사였고, 이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 이후에는 김대중 세력이 남지 못했다.”
 
동교동계와 호남을 등에 업고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이후 호남을 차별했다는 말이 많은데.
“그렇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덕분이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을 썼다. 첫째, 새천년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둘째, 남북문제에 있어서 대북송금 특검을 강행했다. 이는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지 김대중의 후계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렇듯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차이를 강조했다.”
 
동교동에서 공신인 한화갑을 제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밀어준 이유는 무엇인가. 그 때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밀어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차기 정권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배신감은 느끼지 않았다. 전라도 사람이 또 대통령이 되겠느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데도 수십 년이 걸렸는데 어떻게 연이어 전라도 출신 대통령이 나오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경상도 후보를 내세우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라도 표를 몰아주어 당선시킨다는 전략을 세웠고, 이 전략에 따라 동교동계 전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밀어주게 되었다.”
 
18대 대선에서 동교동계가 문재인 후보를 지원한 이유도 경상도 사람이어야 집권이 가능하다는 논리 때문이 아닌가.
“그것은 아니다. 그때는 우리 당의 후보기 때문에 밀어준다는 마음이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권노갑 고문이 정몽준 의원을 민주당 대통령 단일후보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선호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당시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국회의원들이 탈당해서 정몽준 세력에 합류한 것은 그러한 분위기의 영향이 있었다.”
 
그렇다면 정몽준 의원이 만약 1~2년 일찍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했더라면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 후보가 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나.
“그렇다. 그 당시에는 동교동이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었으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당시 정몽준 의원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2000년경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내게 넌지시 "정몽준 의원이 입당하면 어떻겠는가" 하고 묻기도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4월 총선에서 안철수 세력이 호남에서 득세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지금 호남에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천정배 의원 등이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결국은 안철수 의원과 합세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면 지지하는 것이 대세로 보인다.”
 
내년 대선에서 호남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경상도 후보를 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호남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사로 안철수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볼 수 있나.
“그건 아직 모른다. 문재인 대표에 대한 지지가 원망으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야당에서는 그나마 안철수가 낫지 않느냐 하는 것이지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큰 것은 아니다.”
 
18대 대선에서 한광옥 전 대표, 김경제 의원과 함께 동교동계를 이탈하여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면서 많은 갈등을 겪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요청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 들어가지 않은 것도 내가 감투를 얻고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동교동을 이탈한 것이 아니다. 한 부분에서 생각이 다른 것뿐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파월 전 국무장관은 공화당이지만 오바마를 지지했다. 이를 가지고 파월 전 장관을 배신자라고 부르지 않듯이, 한 가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신자로 볼 수는 없다. 나는 전라도 사람을 차별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는 신념에 따라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정리 이지운 인턴기자 lee.jeeu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이진우·임건·장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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