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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하나 깎아줄게식 흥정 안 돼”…노동계 “파견법은 사용자 책임회피법”

중앙일보 2016.01.14 03:15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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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3일 “노동5법 중 4법만 분리 처리하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을 일단 거부했다.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확대시키는 법안”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극심한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방안 없이 비정규직을 늘리는 법에 찬성하기 어렵다. 마치 흥정하듯이 ‘하나 깎아줄게, 하나는 통과시켜 달라’는 식의 요구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대국민담화 중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직을 주고받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유일호 부총리 후보자가 당 대표실로 찾아와 노동법 처리를 요청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회동에 배석한 한정우 부대변인은 “문 대표는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 바람에 회동은 10분 만에 끝났다. 최 의원은 “도와주십사 하는 부탁은 드렸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더민주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본지에 “담화 전날인 어제(12일) 청와대에서 4개 법안을 먼저 처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어렵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다만 “일괄처리 입장에서 물러난 건 어쨌든 진전”이라며 “55세 이상과 전문직 외에 ‘뿌리 산업’에까지 파견 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한 정부안을 전면 변형한다면 검토해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국민의당은 이태규 대변인 대행 명의의 성명을 통해 “파견법 개정안은 나쁜 일자리를 만드는 개정안”이라며 “파견 허용 업종 확대에는 신중해야 하고, 허용기간 연장은 중장년층에 대해 혜택을 주는 차원에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은 반대 성명을 냈다. 한국노총은 “파견법 개정은 현대자동차 등 재벌기업의 숙원 과제로 사내하청 불법 파견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파견허용 확대는 일자리 확대와 무관하고, 일자리 질을 떨어뜨리는 사용자 책임회피법”이라고 했다.

민주노총도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차별로 내몰고, 뿌리산업을 파견 비정규직으로 채워 고용의 안정성까지 흔드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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