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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6자회담 셔틀외교 시작된 날, 북한 무인기 띄웠다

중앙일보 2016.01.14 02:41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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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방안 논의를 위해 회동했다.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이 회담에 앞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오른쪽)와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13일 오후 2시10분쯤 서부전선의 최전방 도라관측소(OP) 인근에 북한군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한국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밝혔다.

도라산OP 20발 경고 사격에 퇴각
북, 박 대통령 비난 전단도 보내
군 “큰 동향 없어, 저강도 대응 판단”
3국 대표 1시간45분 동안 회동
“과거와 차별화된 압박외교로 대응”


이 관계자는 “이날 오전부터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비행하는 모습이 레이더에 포착됐다”며 “고도 3000m 정도에서 비행하던 물체가 갑자기 휴전선 상공을 넘어와 우리 군이 경고방송을 내보낸 후 경고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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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5일 백령도 서쪽 수중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잔해. 13일 서부전선에 출현한 무인기와 비슷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중앙포토]

군은 인근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전투기를 현장으로 급파하고,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들을 긴급 발진시키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이 지역을 경비 중이던 초소에선 K-3기관총 20여 발을 경고사격 했다. 이후 비행체는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되돌아갔다고 한다. 군 당국은 이 비행체를 북한군 무인기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우리 군의 움직임과 대응 수준을 점검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며 “북한군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도라OP 인근에선 북한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와 포탄을 떨어뜨렸고, 군이 대응 포격을 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는 한국군의 K-3기관총 경고사격을 오인한 것으로 판명됐다.

북한군은 전날 저녁부터 이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 4종류를 비닐풍선에 담아 남측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은 서울과 파주·일산 등 경기 북부지역에서 발견됐다.

 현재 전방지역의 북한군은 한국군에 대한 감시태세 강화 외에는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북한군이 최근 대남방송을 시작하고 전단을 뿌린 데 이어 무인기를 동원하는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관련해 군 당국은 지난 8일 재개한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북한군의 저강도 군사 대응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셔틀외교가 시작됐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함께했다.

3국 대표는 1시간45분 동안 협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와는 차별화된 압박외교를 포함,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중국이 우리와 입장이 꼭 같을 수는 없지만 그동안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해 왔기 때문에 우리와 협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김 대표도 중국이 더 강한 제재를 취할 준비가 된 것 같으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중국 역시 평양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낼 유일한 길은 강력한 국제 제재밖에 없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협의가 잘 풀리길 바란다”고 답했다. 황 본부장은 오는 14일 중국, 19일에는 러시아로 출국해 6자회담 수석대표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시카네 국장은 “새롭고 강력한 안보리 결의의 조속한 채택이 당면 과제이며, 중·러와도 협력하면서 확실한 결의를 만들어 나가자고 3국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독자 제재와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시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핵 도발을 반복하는 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할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병세, 러시아 외교장관과 통화=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통화하며 북한 핵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장관은 “한·러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안보리가 강력한 결의를 신속하게 채택하게 함으로써 북한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동의하면서 “이번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의 대응 조치는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내용이 돼야 한다” 고 했다.

글=정용수·안효성 기자 nkys@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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