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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서 죄송합니다"

중앙일보 2016.01.13 18:43
인천공항 출국장을 뚜벅뚜벅 걸어나온 '끝판대장'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는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했다.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오승환이 13일 귀국해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해 10월 해외 원정도박 스캔들이 터진 뒤 3개월 넘게 이어진 침묵을 깬 것이다.

오승환은 "사과가 늦어 죄송하다. 100% 제 잘못이다"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에 대한 사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마카오 카지노에서 4000만원대 도박을 한 혐의(단순도박)로 오승환을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당시 오승환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700자 분량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12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도박 파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사죄의 뜻을 전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오승환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기록에 대한 뚜렷한 목표는 없다. 특별히 원하는 보직도 없다. 세인트루이스에는 트레버 로젠탈(26)이라는 훌륭한 마무리 투수가 있다"며 "다음달 스프링캠프에 가서 마이크 매시니 감독과 포수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30대 중반 나이에 MLB에 도전하는 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 같았다. 오승환은 "괌에서 계속 개인훈련을 했는데 몸 상태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다. 나이는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류현진(29·LA 다저스)은 나이가 어리지만 (2013년부터 MLB에서 뛴) 선배다. 모든 면에서 나보다 낫다. 도움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의 에이전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MLB와의 협상이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김 대표는 "(도박 혐의에 대한) 검찰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MLB 구단들이 협상하기를 꺼렸다. 계약을 유리하게 하기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지 일부 언론은 오승환은 계약기간 1+1년, 2년 최대 1100만 달러(약 133억원)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김 대표는 "세인트루이스 구단 관례상 계약 세부조건을 밝히지 않는다. 보장금액과 인센티브를 더하면 (보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MLB 계약(25인 로스터 등록)이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비자가 발급되면 곧바로 미국 플로리다 캠프로 향할 예정이다.

영종도=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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