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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노한 아베 "내 말 틀리면 국회의원 그만 두겠다"

중앙일보 2016.01.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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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피해자가족모임의 전 대표 하스이케 도루(蓮池透)가 지난 12월 출간한 책 『납치 피해자들을 못 본 척한 아베 신조의 냉혈한적 면모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가타 린타로(緖方林太郞) 민주당 의원과 납치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시작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었다. 오가타 의원이 "북한 핵실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납치 문제에도 영향이 미칠 텐데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자 아베 총리는 "유엔 안보리의 조치에 더해 일본의 독자적이고 엄격한 대응 또한 필요하지만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창은 열어둬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문답이 격론으로 번진 것은 그 다음이었다. 오가타 의원이 지난해 12월 출간된 납치 피해자 가족의 책 『납치 피해자들을 못 본 척한 아베 신조의 냉혈한적 면모들』을 인용해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베 총리는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았으며, 그런 의견에 하나하나 답할 생각도 없다"고 답한 아베 총리는 "이 질문 자체가 납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아버지의 비서로 일할 때부터 지금까지 납치 피해자 구출은 내 정치적 책임이었다"고 항변했다.

오가타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앞서의 책 내용을 들어 "2002년 납치 피해자 5명이 일본에 일시 귀국했다가 돌아가게 되자 당시 관방 부장관이던 아베 총리는 이들을 조금도 막으려 하지 않았으면서, 나중에서야 그들의 영구 귀국을 위해 노력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공격했다.

아베 총리는 격분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 내 말이 틀렸다면 국회의원을 그만두겠다"고 날을 세우며 "스스로 알아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책 내용만 인용해서 내 명예를 훼손하려 하다니 매우 불쾌하다"라고 반박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원하는 바가 바로 국론 분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신이 나를 비판하는 것은 북한의 술책에 놀아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항상 언론과 국론을 분열시켜 납치 문제에서 싸울 힘을 떨어뜨리려 해왔다. 그런 술수에 걸려들어선 안 된다"며 "당신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이 질문에 소중한 시간을 들여 답해야 한다니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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