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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할아버지, 장학금 500만원 기탁…고물·폐지 팔아 9년간 2300만원

중앙일보 2016.01.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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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원 할아버지는 지난 11일 금왕장학회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영 금왕부읍장, 정인걸 전 금왕장학회이사장, 남해원 할아버지, 여용주 금왕장학회이사장, 정용범 금왕읍장 [사진 음성군]


아흔 살을 넘은 할아버지가 고물을 팔아 9년째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도청리에 사는 남해원(92) 할아버지는 지난 11일 금왕장학회에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남 할아버지는 2008년 100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금왕장학회에 장학금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 기탁한 장학금은 2300만원이다.

장학금은 남 할아버지가 1년동안 고물을 수집해 판 대금과 벼·콩·팥 등 농작물을 팔아 마련한 돈이다. 낮에 오토바이를 타고 들판을 다니다 버려진 농기계와 전선·빈병·폐지 등을 틈틈이 모았다. 남 할아버지가 사는 집 옆에는 아직 팔지 않은 고물이 쌓여 있다.

할아버지는 슬하 5남매를 뒀다. 이 중 큰 아들은 한 국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남 할아버지는 “난 학교 문 턱에도 가 본 적 없지만 큰 아들이 장학금도 받고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준 사회에 빚을 갚기 위해 장학금 기탁하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잘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왕장학회는 남 할아버지가 기탁한 돈을 금왕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음성=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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