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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최경환팀도 아주 새로운 걸 한 건 아니다”

중앙일보 2016.01.12 02:29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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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임을 맡게 되면 경제가 다시 정상 궤도로 진입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노력하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고도 올해 3.1%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말 제시한 3.1% 목표를 낮춰 잡지 않겠다는 얘기다. 연대보증 피해와 관련해 “실정법 내에서 가능하다면 정말 바꿀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전날 유 후보자는 부인이 신용불량자란 사실이 알려지자 “연대보증을 잘못 서 알거지가 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청문회서 ‘최 따라하기냐’ 질의에
“박근혜 정부 기조 유지한다는 뜻”
소득세 면제자 축소 주장엔 “동의”


 이날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는 ‘최경환’ 이름 세 글자를 되풀이해 들어야 했다. “최경환 따라 하기로 경제를 살릴 자신이 있느냐는 평가가 있다”(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전임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인식을 같이하는가”(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란 질의가 이어졌다. 전임 최 부총리와 비교해 유 후보자 나름의 뚜렷한 정책 ‘색깔’이 안 보인단 지적이다.

 그러자 유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변경시킬 수 없다는 뜻에서 한 말이 이른바 ‘초이노믹스(최 부총리의 경제정책)’를 그대로 계승한다고 들렸을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 부총리팀이 특별히 아주 새로운 것을 했다기보다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으로 피해갔다.

 유 후보자는 대출 규제와 주택 공급정책에 대해선 “변경 계획이 없다”, 가계부채 문제는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외환건전성 대책은 “재정비하고 보강한다”며 전 경제팀의 기조를 뒤집지 않았다. 대신 “(중단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맞교환) 재개 등 통화스와프 확대를 생각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과 이날 발언을 보면 유 후보자의 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최경환 경제팀과 비슷하다. 2기 최경환 경제팀의 연장선, 2.1기 같은 3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유일호 경제팀은 다만 경기 활성화가 우선이었던 최경환 경제팀보다는 4대 구조개혁과 위기 관리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유 후보자는 “구조개혁이 지연된 데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대내외 경기 불안으로 구조개혁조차 밀어붙이기가 만만치 않다.

 쓸 만한 ‘실탄(재정)’도 부족하다. 유 후보자는 “주세 인상 같은 증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소득세 면제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윤호중 더민주 의원의 질의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날 기재위는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유 후보자는 취임 직후인 14일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이 잡혀 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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