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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협상 매듭 국면 …‘최대 쟁점’ 재해예방 합의

중앙일보 2016.01.12 02:14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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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끌어온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는 삼성전자·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3개 협상 주체들이 12일 최종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정위 ‘옴부즈만위원회’ 제안
삼성전자·가족대책협·반올림
3개 협상주체 오늘 합의서 서명
보상·사과도 100명 넘게 수용
반올림 “예방대책만 합의한 것”
서명 후에도 계속 갈등 가능성

 조정위는 “세 가지 의제 중 ‘재해예방대책’ 문제와 관련해 원만한 조정합의가 성립됐다”며 “이를 공식 확인하는 의미에서 3개 주체 교섭단의 대표자가 조정위의 입회 아래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정위는 독립적인 외부 인사로 꾸려진 ‘옴부즈만위원회’를 설립하자는 안을 전달했고 각 협상 주체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세 가지 의제는 보상·사과·재해예방대책이다. 우선 보상 절차는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최근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및 협력업체 퇴직자 약 150명이 보상을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100명이 넘는 인원에 대해 보상이 이뤄졌다.

 사과 문제의 경우 삼성전자는 보상 대상자에게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과문에는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 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둘은 조정위가 지난해 7월 제시한 조정권고안의 보상 원칙과 기준을 거의 원안대로 받아들여 삼성전자가 발병 원인의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이행한 것이다. 조정위는 삼성이 이처럼 실질적인 보상·사과안을 실행한 것을 감안해 이번에 재발방지안에 대해서만 추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100여 명에 대해 보상·사과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해예방대책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며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해결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올림 측은 “이번에 합의하는 것은 재해예방대책에 한정된 것으로 사과·보상 문제는 아직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합의 서명 이후에도 반올림의 문제 제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는 “사과와 보상 문제는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반올림 쪽에서도 보상 절차에 수긍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2005년 6월 기흥반도체 공장 여성노동자인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7년 3월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그해 11월 시민단체 반올림이 발족하면서 8년간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2013년 12월 협상이 시작됐으며 2014년 5월 조정위가 만들어졌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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