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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월은 ‘퇴비 전쟁’… 할당량 채우려 창고 습격도

중앙일보 2016.01.12 02:08 종합 1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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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차량들이 농촌을 지원하기 위해 모은 퇴비를 평양 인근의 협동농장·양묘장·산림경영소로 보내기 위해 이동중이다. [사진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새해들어 북한이 퇴비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협동농장은 물론 공장·기업소 단위로 퇴비생산과 농촌에 퇴비보내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1월은 퇴비와 전투하는 달’이란 구호도 등장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은 11일 퇴비를 싣고 있는 모습 등을 공개하면서 “사회주의 조선을 힘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주민들이 한해 동안 달성해야 하는 과업를 제시한다. 농업부문의 과제 관철을 위한 첫번째 목표로 퇴비 문제가 꼽히는 걸로 봐도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퇴비는 지정된 협동농장으로 보내져 신년 농사 준비에 활용된다.

화학비료 부족 메우려 ‘증산 운동’
정치적 평가 대상 … 거래도 활발

 퇴비전투가 벌어지는 건 화학비료의 부족분을 퇴비로 메우기 위한 것이다. 퇴비는 인분과 가축 분뇨, 잿가루와 흙을 버무려 만드는데 당국은 공장·기업소와 같은 모든 사업단위와 각 지역 인민반에 모아야 하는 퇴비의 양을 할당한다.

 만성적인 비료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퇴비는 농업 생산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자원이다. 부여받은 과업의 수행여부는 정치적 평가 대상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겨울철 퇴비의 주원료인 인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 그대로 전쟁을 벌인다. 할당량 채우기 위해 인분의 금전 거래는 물론 퇴비창고를 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탈북자 출신 박사인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은 “퇴비를 모으는 것은 해마다 진행되는 사업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준비한다”면서 “농번기가 아닌 연초에 퇴비전투를 벌이는 것은 주민들의 동원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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