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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낳으면 1500만원 … 지자체들 출산율 경쟁 활활

중앙일보 2016.01.12 01:56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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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보건소 관계자들이 지난 6일 해남군 화산면에 사는 산모 김혜정(32)씨를 찾아가 산후 조리식품과 신생아 내복을 선물하고 있다. [해남=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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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출산장려 양육비 지원 크게 늘어
산모·신생아 도우미 사업도 다양
경북도선 찾아가는 산전 서비스
산부인과 없는 8개 군 지역 순회

 경북 경산시가 올 들어 넷째아 이상을 낳으면 지급하기로 한 출산장려금이다.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뛰었다. 경산시는 새해 들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선언한 뒤 출산장려금을 올렸다. 지역에 6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둔 가정이 첫째아를 출산하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둘째아는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높였다. 셋째아는 270만원에서 360만원, 넷째아 이상은 27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올렸다. 한 달에 50만원씩 2년 동안 지급한다. 이를 위해 예산은 지난해 18억원에서 올해는 27억원을 편성했다.

 “아이만 낳아 달라.” 새해 들어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장려금 끌어올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출산이 올해 중앙 정부는 물론 지자체의 화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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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교 양평군수(오른쪽)가 지난해 8월 다섯째 자녀를 출산한 강상면 주민 신성욱(41)·박보영(36·여)씨 가정을 방문해 1000만원의 출산장려금 지급 증서를 전달했다. [사진 양평군]

 전남 완도군은 한발 더 나아갔다. 셋째아의 출산장려양육비를 1000만원에서 1300만원으로 높였다. 또 넷째는 1500만원, 다섯째는 2000만원이다. 셋째 이상 출생 때 돌맞이 축하금 50만원을 주는 조례도 신설했다. 충남 청양군도 지난해 8월 다섯째의 경우 출산지원금을 최고 2000만원까지 인상했다. 수도권인 경기 양평군도 다르지 않다. 양평군은 2011년부터 다섯째 1000만원, 여섯째 이상 2000만원의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석화 청양군수는 “출산지원금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지만 다자녀 출산을 축하해 주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원금을 올렸다”고 말했다.

 산모와 신생아 도우미 사업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경상북도는 안동의료원에 위탁해 산부인과가 없는 군위·의성 등 8개 군 지역을 버스로 찾아가 산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첫 운영 이후 지난해 11월 말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한 산모는 1만3367명에 진료 횟수는 580여 회에 달한다.

 경북 울진군은 2012년 울진군보건의료원에 24시간 분만 시스템을 구축한 뒤 지역 분만이 크게 늘었다. 2011년 9명에 그쳤던 분만 건수는 지난해 134명으로 증가했다. 강원 평창군은 44세 이하 난·불임 여성에 체외수정과 인공수정에 필요한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저소득층의 양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1세 미만 영아를 둔 가정에 기저귀·분유 구입비를 월 7만5000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경산시는 출생아 모두에게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북스타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림책 2권과 가방·손수건이 든 책꾸러미를 전한 뒤 책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 평창군은 월 3만원까지 출생아 건강보험료를 지원한다.

 2012년부터 3년째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차지한 전남 해남군의 정책은 눈여겨볼 만하다. 첫째아 300만원부터 넷째아 720만원까지 신생아 양육비 지원은 물론 있다. 더 중요한 건 출산에 대한 인식 바꾸기 노력이다. 해남군은 매주 지역신문에 신생아 사진과 축하 메시지를 싣고 있다. 지역 어르신은 재능 기부로 신생아의 이름을 무료로 지어준다. 해남군의 2014년 합계출산율은 2.43명으로 전국 1.20명보다 배 이상 높다. 김경신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교수는 “가임기 여성에게는 일시적인 출산 장려금도 좋지만 아이가 일정 나이로 자랄 때까지 보육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보육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산·평창·해남=송의호·최종권·김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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