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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서 새해 첫 아기 탄생

중앙일보 2016.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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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차병원에서 2016년 1월 1일 0시 0분에 태어난 새해 첫 아기 ‘딴딴이(태명)’.


2016년 1월 1일 0시 0분. ‘붉은 원숭이해’가 밝자마자 서울 역삼동 차병원에서 새해 첫 아이가 우렁찬 울음을 터뜨렸다. 산모 조진영(40)씨와 남편 정기철(41)씨 사이에서 태어난 4.26kg의 건강한 남아 ‘딴딴이(태명)’가 주인공이다. 난임을 극복하고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부부의이야기를 들어봤다.

시험관 아기 3전4기, 난임 이겨내고 복덩이 얻었어요



"부부 10쌍 중 1쌍 난임 만혼이 가장 큰 원인 난자 냉동으로 희망 찾아"


“난임으로 고생했지만 2016년 새해 첫 출발을 아기와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뻐요.”
  딴딴이를 품에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는 조진영씨. 그에게 딴딴이는 새해 첫둥이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아이다. 2005년 결혼한 조진영·정기철씨 부부는 한동안 자녀 계획을 세우지 않다가 결혼 8년차인 2013년부터 임신을 준비했다.
  하지만 임신이 쉽사리 되지 않아 서울 역삼동 차병원을 찾았다. 한 차례 인공수정에 실패한 뒤 시험관아기를 세 번이나 시도했지만 임신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시험관아기를 계속 시도해 네 번째 만에 임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산모치고는 다소 고령이다 보니 임신 후에도 고난이 이어졌다. 산모에게 임신성 당뇨가 생겨 각별한 관리가 필요했다. 기형아 검사에서도 위험도가 높게 나와 조마조마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산모 조씨는 “양수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고맙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빠 정씨도 “어렵게 얻은 아기인 만큼 건강하고 똑똑하게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난임 부부는 21만여 명에 달한다. 부부 10쌍 중 1쌍꼴로 난임으로 고통받고 있다. 난임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연령이 된 건강한 남녀가 결혼해 피임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결혼 후 특별한 이유 없이 한두 해가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일단 난임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난자 냉동 보관 적기는 34세 전후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진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만혼 여성이 늘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에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난자가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임신이 어렵거나 임신하더라도 유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난자를 냉동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난자를 얼려 놓는 난자은행은 당초 암이나 백혈병에 걸려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여성들이 난자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만혼 여성이 향후 안전한 임신을 원해 난자를 냉동하는 사례가 많다. 윤태기 서울역 차병원 원장은 “늦은 나이에 난자를 냉동하면 난자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난자를 냉동 보관하려면 34세 전후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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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건너편에 있는 서울스퀘어 2~3층에 들어선 아시아 최대 규모 난임센터인 서울역 차병원 전경.

아시아 최대 난임센터 서울역 차병원
난자은행을 통해 출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12년 2월에 차병원 윤태기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환자의 난자를 9년간 냉동 보관했다가 아이를 출산했다. 9년 동안 난자를 보관해 국내 최장 기록을 세웠다.
  차병원 그룹은 늦은 출산과 만혼 시대를 대비해 난자 보관 뱅킹 시스템을 도입하고, 특히 서울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난임센터인 서울역 차병원을 세웠다.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자리 잡은 이 병원은 글로벌 난임 치료, 소셜뱅크, 태아 유전자 검사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소셜뱅크에는 난자, 난소 조직, 수정란 등이 보관돼 난임 치료뿐 아니라 향후 암 치료에도 활용된다. 태아 유전자 검사센터에서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태어날 아이에 대한 유전자 질환 검사를 할 수 있다. 난임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대기공간도 선보인다. 윤 원장은 “차병원의 난임 연구 성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치료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역 차병원은 지리적으로 접근이 수월해 거리가 멀어 치료를 받지 못했던 난임 부부에게 희망과 기쁨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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