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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2주 초과 근무 사망, 재해 인정"

중앙일보 2016.01.05 13:54
12주 동안 초과근무를 하다가 돌연 사망했다면 사인(死因)이 불분명 하더라도 과로에 의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는 근무 중 사망한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장례비와 유족급여를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충남 서산시 소재 자동차 부품조립 업체 D사에 2014년 5월에 입사했다. 야간 근무 중이던 지난해 2월 27일 오전 5시 정수기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 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 부모에게 “발병 전 12주 동안 A씨가 주당 평균 63시간을 일해 법정 기준인 60시간보다 초과 근무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발병 24시간 내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생기거나 급격하게 업무 환경이 변화되지 않았고 부검 결과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 유족급여 등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씨는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어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고 한다.

재판부는 A씨가 사건 발생 전까지 12주 동안 1주일 평균 63시간을 근무했고, 지난해 1월 5일부터 사건 발생 일주일 전인 2월 13일까지는 단 하루(1월 25일)를 쉬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이 기간에 매일 8시간을 초과해 근무했고 2월 2일부터는 주간 근무에서 야간 근무로 바뀌어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20분까지 일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과도한 야간 근무로 인한 과로,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망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더라도 과중한 업무가 A씨의 뇌전증이나 기타 발병 원인을 급속하게 악화시켰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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