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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청와대와 입법부 수장, 직권상정 놓고 정면 충돌

중앙일보 2016.01.05 11:40
청와대가 5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겨냥,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정의장 측도 정면 반박하면서 청와대와 국회의장실이 충돌했다.

사건의 발단은 정 의장이 전날 신년인사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법안과 선거구 획정 문제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여서 연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다. 정 의장이 ‘경제법과 선거법 연계처리 불가’ 입장을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전했다고 언론에 공개하자 청와대가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의장이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말한 것과 다르다”며 “청와대가 선거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해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정 의장이 우리의 뜻을 폄훼하고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정 의장은 지난달 노동개혁법안과 경제살리기 법안의 직권상정 여부를 놓고 한차례 충돌한 적이 있다. 현기환 정무수석이 지난달 15일 정 의장을 만나 선거법에 앞서 민생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의장은 이를 거부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이후에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쟁점 법안 처리를 강하게 호소했으나 정 의장은 여야 합의가 없는한 직권상정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지켜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정 의장에 대한 불만이 고조돼왔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법은 여야의 이견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이고 쟁점법안에 대해선 여야간 합의도 있었고, 매우 절박한 상황이어서 먼저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며 “정의장께서 마치 원칙을 지킨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정 의장께서 경제의 어려움과 절박한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는 말도 나왔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 만나, ‘청와대 관계자가 공직선거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 질문에 “청와대 이야기 하지말라”며 “그쪽대로 알아서 뭐 이야기하겠지”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정 의장은 쟁점법안 직권상정 문제에 대해 “그 부분은 법이 안되니 못하는 것이고, 하고 싶어도 못하게 돼 있는 것을 억지로 할 수는 없다”고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 의장측 한 관계자도 “법안 직권상정은 법으로 못하게 되어있는데 의장이 안하는 것처럼 이미지 정치 운운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경제활성화 입법의 중요성은 의장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정 의장은 그동안 이 사태 해결을 위해 의장은 9차례 중재노력과 7시간 마라톤 회의를 해왔다”며 청와대 참모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국회의장에 대한 예의를 지켜져야 하며 서로 오해살 수 있는 얘기들은 자제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용호·박유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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