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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전체 LED·랩핑 광고 … 한국판 타임스퀘어 생기나

중앙일보 2016.01.05 01:09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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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물 관리법 개정으로 서울에도 뉴욕의 타임스퀘어(왼쪽) 같은 광고 자유구역이 생긴다. 오른쪽은 서울 강남역 부근의 모습. 가운데 앞에 광고물로 허가받지 못한 영상 광고판인 ‘미디어 폴’이 서 있다. [중앙포토]


‘화려한 옥외광고판들은 타임스퀘어 그 자체다.’ 지난해 5월 미국 연방정부가 뉴욕시에 “옥외광고판들이 교통 관련법에 위반되니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뉴욕 시민들은 이렇게 항변했다. 광고판 없는 타임스퀘어는 ‘팥 없는 찐빵’이라는 얘기였다. 연방정부는 결국 "특수 지역은 관련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세계의 광고판’이라 불리는 타임스퀘어의 위상을 보여주는 일화다.

옥외광고물법 개정안 6일 공포
자유구역 운영, 반응형 광고 허용
“뉴욕 같은 도심경관 명소 생길 것”
주민 생활환경 해칠 빛공해 논란
주택가와 먼 지역이 후보 일순위


 서울판 타임스퀘어가 생길 수 있을까. 행정자치부는 4일 개정된 옥외광고물 관리법을 6일에 공포해 반 년 뒤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부분의 핵심은 타임스퀘어처럼 상업 광고물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운영과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광고의 허용이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서는 종류와 크기, 게시 위치에 상관없이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랩핑광고로 빌딩을 둘러쌀 수도 있고 건물 외벽에 발광다이오드(LED)로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광고도 가능해진다. 무수한 옥외광고판이 다닥다닥 붙어 하나의 거대한 스크린을 형성하는 뉴욕 도심의 풍경이 서울에서도 연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 광고는 현행 법규상으로는 불법이다. 법령과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옥외광고물의 크기와 유형, 위치 등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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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가 법적 근거를 갖게 되는 것도 의미있는 변화다.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광고와 광고를 보는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광고’다. 김정수 옥외광고 연구소장은 “뉴욕 도로변에 있는 샤넬 향수 광고판에 다가가 광고판을 터치하면 한쪽 귀퉁이에서 실제 샤넬 넘버5 향수가 분출된다. 최근엔 타임스퀘어에 있는 광고판들도 디지털 사이니지로 속속 바뀌어 단순 광고를 넘어선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는 법적 근거가 없어 새로운 기술이 있어도 활용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2009년에 서울 강남구가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을 이용해 설치한 서울 강남역 인근의 ‘미디어 폴’(주변 맛집 검색 등이 가능한 기둥형 영상 광고판)은 ‘영상시설’로 신고해 편법적 허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 개정이 옥외광고물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성욱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옥외광고물은 1960년대 옥상 광고를 시작으로 1990년대 버스승차대 광고, 2000년대 스크린도어 광고처럼 시민과 관광객이 늘 보는 곳에 위치하며 서울의 외관을 만들어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서울에도 광고가 만든 풍경으로 유명한 장소가 생길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유표시구역이 어디가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박경애 서울시 광고물팀장은 “시가 각 자치구에서 자유표시구역 지정 신청을 받아 행자부로 전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빛공해 문제 때문에 주택가 인근은 자유표시구역이 되기는 어렵다. 서울 명동, 삼성동 코엑스 주변 등의 주거지와 먼 지역이 일순위 후보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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