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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000원 … 커피 정글에 뛰어든 편의점

중앙일보 2016.01.05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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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빈 등 커피 전문점의 전유물이었던 원두커피가 편의점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다. 커피의 대중화, 원두커피의 인기, 커피 가격 논란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편의점이 우위를 가지는 ‘저가 고급커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차료 안 들어 원두 싸게 공급
올해 시장 규모 1000억원 예상
CU·GS25·세븐일레븐 도전장


 씨유(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저마다 커피를 2016년 주력 사업으로 낙점하고 시장 공략에 나서는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2104년 우리나라 성인 1명이 마신 커피는 평균 341잔으로 전년보다 14.4% 늘어났다. 국민 1인당 일주일에 쌀밥은 7회, 배추김치는 11.8회, 커피는 12.8회 먹을 정도로 커피는 생활 속 음식이 됐다.

 업계에선 한국 커피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6조원으로 연평균 약 10%씩 커지고 있다고 본다. 이중 편의점 커피 시장은 지난해 400억원 규모에서 올해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원두커피가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원두커피=비싼 커피’ 공식이 깨지기 시작됐다. 시장은 이미 1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원두커피와 이디야·빽다방·맥카페 등 1000원대 원두커피로 양극화하고 있다. CU관계자는 “원두커피는 그간 편의점의 주된 품목이 아니었지만 이제 신성장 동력이 됐다”며 “편의점은 테이크아웃(포장) 위주고 추가로 임차료가 들지 않아 품질이 좋은 원두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1000원 커피 전쟁’은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단적으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4일 임직원 시무식을 경기 평택시 롯데푸드 원두커피 로스팅 공장에서 열었다. 이 곳은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원두를 만드는 공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업계 최초로 편의점 원두커피 시장에 뛰어 들었다. 정승인(58) 코리아세븐 대표는 “세븐카페가 최상의 맛과 품질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표 브랜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븐카페를 취급하는 매장 수를 현재 1000개에서 올해 30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븐카페는 종이 필터로 기름과 미세입자를 걸러 한 잔씩 내리는 드립 방식으로, 출시 1년 만에 매출이 87.7%나 늘었다. 제자리 걸음인 믹스커피는 물론 10%대 성장률을 기록한 커피음료(캔·병)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CU는 지난해 12월 ‘겟(GET)커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직접 탄자니아와 콜롬비아 농장을 방문해 들여 온 최고급 원두로 만든 커피를 1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고민기 간편식품팀장은 “커피가 식어도 맛을 유지할 수 있게 쓴 맛을 빼고 단맛과 향미만 남기는 ‘씨티 로스팅’기법을 사용했다”며 “원두부터 로스팅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고 말했다.

 GS25는 아예 한 대에 1000만원이 넘는 스위스산 에스프레소 머신을 매장마다 설치해 커피 전문점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12월 콜롬비아·에티오피아 등 최고급 원두의 맛을 어느 매장에서나 균질하게 내는 ‘카페25’를 선보였다. GS리테일 차현민 커피TF팀 대리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40초 만에 추출해 낼 수 있다”며 “균질한 커피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점포별 점검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유통채널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합리적 소비 열풍과 맞물려 ‘편의점표 커피’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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