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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성과 고위공무원 2명 사표 … 이근면 “정부가 개혁 모범”

중앙일보 2016.01.04 03:00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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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처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2명이 해당 부처에서 저성과자로 분류되자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10명 안팎 시범 재교육 받아”
인사혁신처, 성과 평가도 개선
해외근무·휴직자는 대상서 제외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고위 공무원 퇴출 제도가 제대로 가동되기 시작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3일 “현재 각 부처에서 추려진 10명 안팎의 저성과 고위 공무원이 재기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를 비롯한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 부처의 3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능력·성과 부진이나 비위와 같은 이유로 재교육이 필요한 10여 명이 기관장 추천 등을 거쳐 성과 향상 시범교육 대상에 포함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대상자 중 중앙 2개 부처 소속 각 1명이 교육 대상으로 분류된 데 반발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퇴출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따른 사실상 첫 퇴출이다. 2006년 고위 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한 뒤 지금까지 저성과를 이유로 퇴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고위 공무원단 인사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기관장의 직권면직 권한을 강화했다. 3급 이상 고위 공직자 가운데 부적절한 근무 태도나 직무 태만으로 성과 평가에서 최하위 2회 이상 받은 사람 등이 대상이다. 지난해까지는 부처별 정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보직을 박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소속 장관이 정원과 관계없이 무보직 발령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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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인사혁신처장. [사진 중앙포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보직을 박탈당하거나 성과·능력이 미흡한 사람이라도 무조건 퇴출하는 건 아니다”며 “재기할 수 있도록 성과 향상 교육을 받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합한 직무를 찾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패자부활전을 치르도록 하고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경우에만 내보내겠다는 얘기다. 

이 처장은 “고용시장 개혁과 관련해 ‘철밥통’ 논란에 오르는 정부가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는 현재 진행 중인 성과 향상 시범교육을 통해 교육 방법, 과목, 평가 방법 등을 정밀 분석·보완한 뒤 올해 상반기부터 교육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30일 ‘공무원 성과 평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을 관보에 게재했다. 다른 기관에 파견 가거나 해외 근무 중인 자, 휴직이나 교육 중인 사람은 전체 평가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따라서 부처 안에서 실제 일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그동안 대부분의 부처는 관행적으로 휴직자 등에게 최하등급을 줬다. 그 뒤 부처 안에서 일하는 공무원끼리 높은 고과를 돌아가며 나눠먹기식으로 받았다. 이를 근거로 성과급도 배분해 챙겼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행을 그대로 두면 성과 평가가 무의미해진다”며 “이번 개정령은 최하등급을 해외 근무자나 교육 중인 사람에게 깔아 놓고 평가하는 그릇된 관행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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