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총 무장’ 미 오리건주 민병대, 정부 건물 점거

중앙일보 2016.01.04 01:30 종합 18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2일(현지시간) 방화로 기소된 목장주 부자를 지지하는 행진을 벌이는 시위대. [오리건주 AP=뉴시스]

미국 오리건주에서 무장한 민병대원들이 멀루어 국립 야생보호구역 본부와 관광객 센터를 점거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화 혐의 목장주 재수감에 항의

150여 명의 민병대원들과 활동가들은 방화 혐의로 기소된 목장주를 지지하는 행진을 벌이다 새해 연휴로 문을 닫은 국립야생보호구역 건물들을 점거했다. 이중 10여 명이 AR-15 반자동 소총 등으로 무장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들이 연방정부 건물 점거에 나선 건 연방 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오리건주 하니카운티의 드와이트 해먼드(73)와 아들 스티븐(46)은 2001년과 2006년 잡목 제거를 위해 자신의 목장에 불을 놓았다가 공유지를 태워 201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태운 공유지는 56만 6600㎡다. 아버지는 3개월, 아들은 1년을 복역했다. 하지만 이들이 출소한 직후 연방 법원은 기존 판결이 충분치 않다며 4년간 재수감돼야 한다고 최근 판결했다. 민병대원 등은 해먼드 부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바뀔 때까지 정부 건물을 무기한 점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먼드 부자(父子)의 변호인은 “이번 점거는 우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해먼드 부자는 4일 캘리포니아 교도소에 재수감될 예정이다.

 점거를 주도한 아몬 번디는 “이번 점거는 해먼드 부자에게 행해진 폭정에 대한 항의”라며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겠지만 경찰이 강제로 시위대를 끌어내려 한다면 폭력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디는 2014년 반정부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던 네바다주 목장주 클라이븐 번디의 아들이다. 번디 부자는 1993년부터 정부 토지에서 양들을 불법 방목하다 정부가 양들을 몰수하려 하자 저항 운동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