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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 황금 원숭이가 새해엔 큰 복 줄 것”

중앙일보 2016.01.04 01:07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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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군 금원산(황금원숭이산) 기슭에 사는 원숭이 띠동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신이송(12)양, 권나경(24)씨, 이한별(24)씨, 신동재(24)씨, 천점수(48)씨, 한순이(60)씨, 박동심(60)씨, 김말분(84)씨. 작은 사진은 황금원숭이마을 입구에 세워진 마을 안내 표지판.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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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보지 못했어요. 올해는 꼭 비행기를 한번 타 보고 싶어요.” (거창 위천초 5학년 신이송양·12세)

거창 금원산 기슭 ‘원숭이마을’
원숭이 금빛이 중국 궁궐까지 비쳐
황제가 바위 구멍 막았다는 전설
“은자들이 사는 무릉도원 이미지”

 “지역 주민들 모두 평안하고 대한민국에 사건·사고 없는 한 해를 기원합니다.” (거창 원학파출소 권나경 순경·24세)

 원숭이해를 맞아 ‘황금원숭이산’으로 유명한 금원산(金猿山·해발 1353m) 기슭에 자리한 경남 거창군 ‘원학동(猿鶴洞·원숭이와 학이 사는 곳)’ 일대를 찾아가 12살 ‘산골소녀’ 신이송양을 비롯해 원숭이 띠동갑인 현지 사람들의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원학동은 금원산 자락에 위치한 거창군 위천면·마리면·북상면 등 3개 면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원학동의 한 가운데가 위천면인데 이 곳에 황금원숭이마을(상천마을)이 있다. 금원산 초입에서 차로 5분 거리다.

 ‘출세와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인 원숭이 해를 맞아 원숭이 띠인 원학동 주민들은 적잖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한순이(60·여)씨는 “새해가 되니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점수(48)씨는 “전설 속 원숭이가 황금빛이었으니 우리에게 큰 복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거창군 통계에 따르면 원학동(3개 면) 일대에 살고 있는 주민 5951명 중 황금원숭이마을 주민 7명을 포함해 원숭이 띠는 모두 398명이다.

 원학동의 지명에는 유래가 있다. 금원산 해발 900m 지점엔 세로 70~80m, 가로 50~60m의 거대한 바위가 있다. 주민들은 ‘원숭이 바위(원암·猿岩)’라 부른다. 남덕유산에서 뻗어 나온 금원산도 ‘금빛 원숭이가 사는 산’이란 의미다. 금원산 초입 부분에 있는 위천이라는 냇가에는 큰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산 아래 맑은 물이 흐르는 학담(鶴潭·학이 머문 못)이라는 곳도 있다.

 거창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는 정시균(60) 주상초등학교 교장은 “예로부터 원숭이와 학이 살고 세속을 떠난 선비와 은자(隱者)들이 사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상향)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원학동의 일부인 위천면 상천마을은 2009년부터 ‘황금원숭이마을’로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조선시대 금원산에 사는 황금 원숭이의 금빛이 중국 황제의 궁궐까지 비춰져 중국이 사신을 보내 원숭이가 드나들던 바위 구멍을 납으로 땜질해 막아버렸다고 한다.

 48가구 128명이 사는 이 마을은 고령화로 주민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군청이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억원을 들여 체험마을로 바꿨다. 마을 입구엔 황금원숭이가 그려진 안내판이 세워졌다. 전설은 마을 주택가 담벼락에 벽화로 되살아났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금원산 얼음축제에 가면 얼음 조각 원숭이를 볼 수 있다. 마을에서는 인절미 만들기 등 전통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거창=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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